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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달러 비쌀 때 더 샀다…서학개미 2배

입력 2026-02-08 07:09  


국민연금이 지난해 말 고환율 국면에서 해외주식 투자를 오히려 확대하며 외환당국과 엇박자를 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일반정부’의 해외주식 투자는 40억8,58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월인 11월의 39억7,540만달러보다 2.8%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비금융기업등’의 해외주식 투자는 52억7,030만달러에서 20억1,150만달러로 61.9% 급감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한은은 국제수지 통계에서 일반정부를 국민연금, 비금융기업등을 이른바 ‘서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로 봐도 무리가 없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지난해 11월에는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투자 규모가 국민연금의 약 1.5배였지만, 12월에는 국민연금이 개인 투자자의 2배 이상으로 역전됐다. 전체 내국인 해외주식 투자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31.7%에서 34.5%로 높아졌다.

문제는 이 같은 투자 확대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의 환율 국면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지난해 11월 1,457.77원에서 12월 1,467.40원으로 약 10원 상승했다. 12월 내내 환율은 1,470원 선을 오르내렸고, 24일에는 장중 1,484.9원까지 치솟아 외환당국이 강도 높은 구두 개입에 나서기도 했다.

한은은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외환시장 ‘큰 손’으로 떠오른 국민연금의 공격적인 해외주식 투자가 환율 추가 상승 기대를 자극하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11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거시경제에 주는 영향을 아예 무시하기에는 국민연금 규모가 너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28일 홍콩에서 열린 행사에서도 지난해 10∼11월 환율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 "국민연금의 지속적인 해외투자 확대"를 다시 한 번 지목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시각은 외환당국과 뚜렷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은 연금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해외주식 투자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의 환율 우려와는 다른 판단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지난 5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해외투자 확대 기조는 유지해야 한다는 확실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환율 상승은 여러 가지 대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증가가 원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환율이 다시 1,460∼1,470원대의 높은 수준에서 등락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시장의 시선이 쏠렸다.

한국은행이 최근 두 달 동안 외환보유액 약 50억달러를 투입해 환율 방어에 나섰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저변에 달러 수급 불안 요인이 잠재한 상황에서 대외적으로 부정적 요인이 발생하면 환율 변동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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