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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관세 압박, 안보 협력에 부담…해법은 연대"

장슬기 기자

입력 2026-02-08 10:36  



중국이 무역과 시장 접근을 외교·안보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경제적 강압'이 이미 구조적 위협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관세 압박은 안보 협력에 전술적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압박이 아닌 '연대'가 해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지정학·외교정책 담당 소장이자 조지타운대 석좌교수는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최종현학술원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최근 출간한 저서 '중국의 무역 무기화'를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차 교수는 '경제적 강압'을 보호무역이나 일반적인 통상 분쟁과는 구별되는 개념으로 정의했다. 이는 시장 접근이나 공정 경쟁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국의 주권적 정치 선택을 바꾸기 위해 무역과 투자를 수단으로 활용하는 행위라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의 경제적 강압은 민주주의, 인권, 영토 문제에 대한 발언 자체를 위축시키는 효과를 낳는다"며 "단순한 무역 문제가 아니라 규칙 기반 국제질서의 회복력과 직결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차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은 1997년 이후 최소 600건 이상의 경제적 강압 사례를 통해 18개국, 470개 기업을 압박해 왔다. 미국 기업이 278곳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59곳), 한국과 대만(각각 33곳)도 주요 대상에 포함됐다.

차 교수는 "이 수치조차 실제 규모를 과소평가한 것"이라며 "많은 정부와 기업이 보복을 우려해 피해 사실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한·미 간 관세·통상 현안이 안보 협력으로 번질 가능성도 논의됐다. 차 교수는 "최근 미국 행정부 하에서 공동 문서의 우선순위가 과거와 달리 통상·투자 이슈가 앞에 놓이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경제 분야의 진전 부족이 안보 협상에 전술적으로 영향을 주는 위험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럼에도 안보 현안의 중대성과 양측의 전략적 이해가 크기 때문에, 전략 차원의 협력이 완전히 막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통상 압박에 대해서는 "중국의 경제적 강압과 동일선상에 놓아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차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통상 압박은 영구적인 전략이라기보다 협상을 위한 일시적 수단에 가깝다"며 "30년 넘게 반복·축적된 중국의 경제적 강압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동맹국들을 겁주거나 압박하는 방식은 전략적으로 옳지 않다"며 "관세로 동맹을 압박할수록 동맹국들은 미국이 아닌 다른 선택지를 고민하게 되는 만큼, 이는 중국의 전략에 오히려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미국이 해야 할 일은 동맹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하나로 묶어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공동 대응하는 것"이라며 "집단적 회복력은 중국에 대한 억지 수단일 뿐 아니라, 미국 스스로의 전략적 신뢰를 회복하는 수단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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