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매장의 성지라고 불리는 서울 성수동 거리가 엄청난 임대료 때문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하루 임대료가 2,500만 원까지 치솟으면서, 이제는 오히려 팝업 매장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이오늘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서울 성수동의 핵심 상권 중 하나인 동연무장길입니다.
이곳은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영국 장난감 브랜드 팝업 매장이 있었던 곳인데, 최근 국내 피규어 브랜드 상설 매장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건물 주변에 있는 팝업 매장 7곳에도 최근 상설 매장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팝업 열풍 속 치솟은 임대료에 공실이 길어지자, 장기 계약으로 방향을 바꾼 겁니다.
[성수동 공인중개업소A: 공실률이 높아요. 임대인도 팝업하면 비는 기간이 많고 그거에 상응하게 월세를 비싸게 받을 수 있으니까 그런 식(장기 매장)으로 들어오는 곳이 많은 것 같아요.]
실제로 이 건물의 단기 임대료는 하루 2,500만 원. 한 달로 따지면 무려 6억 원에 달합니다.
문제는 팝업 매장으로 높아진 단기 임대료가 주변 임대료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3분기 성수동 연무장길 일대의 평당 임대료는 5년 전보다 50%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상승률보다 3배 높은 수준입니다.
[성수동 공인중개업소B: 프라다라는 좋은 브랜드가 이 작은 데 들어와 있잖아요. 정해진 임대료가 없어요. 최고가가 성수동 연무장에서 블루 엘리펀트. 여기가 월 4억.]
비싼 임대료를 감수하고서라도 브랜드들이 성수로 들어오는 이유는 광고 효과 때문입니다.
주 이용객이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인 만큼, 매출 자체보다 상징성이 더 큰 겁니다.
[박명한 / BSN 이사: 팝업 금액이 올라가고 유동 인구가 많이 붙다 보니까 임대차를 오버슈팅하는 모습을 보였었거든요. 이 금액을 내고 들어오면 안 되는 곳인데 성수동에 매장이 있냐 없냐로 잘 나가냐 안 나가냐를 판단하는 것 같아요 기업들은.]
브랜드 입장에선 높은 임대료에 광고비가 포함된 셈이지만, 문제는 일반 가게들입니다.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식당과 카페는 골목 안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박진우 / 성수교과서 실장: 명동처럼 관광하고 쇼핑하기 좋은 동네로 사실은 많이 바뀌었고요. 이제 식당이나 카페들이 들어올 수 없는 수준의 임대료예요.]
이런 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제나 / 미국: 숨겨진 보석 같은 가게들을 정말 좋아해서 아쉬울 것 같아요. 일부러 찾으러 다니는데 외진 곳에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박시현 / 부산 서구: 성수동 하면 약간 감성 있고 그런 느낌인데 많이 없어진다고 하니까 그런 부분이 아쉬운 것 같아요.]
[이재운 / 팝업 매장 운영: 강남보다 (임대료가) 비싼 곳이 너무 많고…여기만의 색깔이 유지됐으면 좋겠는데…]
'팝업'으로 뜬 성수동이 '팝업' 때문에 치솟은 임대료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오늘입니다.
영상취재: 김재원
영상편집: 차제은
CG: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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