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특히 다주택자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철옹성 같았던 서울 강남 아파트 시장에도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습니다.
매물이 눈에 띄게 늘고, 호가가 10억 원 가까이 떨어진 곳도 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강남 아파트 바겐세일에 매수 문의도 늘고 있습니다.
신재근 기자가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기자>
부촌의 상징으로 꼽히는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최근 이 아파트 전용면적 109제곱미터는 직전 최고가보다 9억 원 떨어진 66억 원에 매매 약정이 체결됐습니다.
매물이 늘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곳 압구정 신현대 아파트 매물은 올해 초와 비교해 30% 넘게 늘었습니다.
<스탠딩>
"세금 부담을 우려해 집을 팔겠다는 다주택자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은퇴한 연령층을 중심으로 매물을 내놓고 있습니다."
가격이 떨어지자 집을 사겠다는 문의도 늘고 있습니다.
현장에선 "갭투자도 가능한 마지막 바겐 세일"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종도 / 압구정 연세부동산 대표: (설) 명절 이후로 (매도) 문의는 상당히 많이 늘었고요. 고령이나 수입이 많지 않은 분들은 파는 쪽으로 최대한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지금 매수 문의도 늘고 있는 건 사실이고요.]
또 다른 부촌인 서울 대치동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이 아파트 84제곱미터는 직전 최고가보다 7억 원 떨어진 42억 원에 팔렸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관망세가 뚜렷하고, 강남 다주택자 사이에선 안 팔고 계속 갖고 있겠다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당분간 신축 공급이 부족해 집값이 더 오를 걸로 보기 때문입니다.
[이후정 / 대치 부동산마트 대표: 다주택자들이 급해 하시는 것 같지는 않으세요. 올해부터 한 3~4년 동안은 강남구 자체에 입주 물량이 없거든요. 그러니까 금액은 올라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집을 인위적으로 팔도록 하는 정부 방침에 대한 피로감도 나오고 있습니다.
[잠실동 주민A: 자연스럽게 순리적으로 나가야 되는 것이지. 억압적으로 몇 가구 있으면 팔아라 하는데 저는 아닌 거 같아요.]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가격이 더 조정될 것으로 보면서도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작되는 5월 10일부터는 가격이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병탁 /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 (호가를) 낮출 수 있는 최대 한도는 (양도세) 중과에 따른 더 내야 되는 세금 차이까지가 마지노선이 되는 거고요. 거기까지 낮췄는데도 거래로 이어지지 않게 되면 매도자 입장에선 거꾸로 중과에 따른 세금을 물어내면서까지 팔아야 될 유인이 없어지게 되고요.]
대통령의 연이은 경고에 부동산 시장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현금부자 만을 위한 기회의 문이 열렸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
영상취재: 김재원, 김성오
영상편집: 조현정
CG: 배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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