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반도체 수출과 설비 투자를 근거로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2%p 높아진 2%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잠재성장률을 소폭 웃도는 회복 초입 국면으로 해석되지만, IT와 비 IT 업종 간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고민입니다.
한국은행에 나가 있는 출입기자 연결해 들어봅니다. 김예원 기자, 우리 경제가 기대 이상으로 성장 중이라는 게 확인됐다고요?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반도체 등 IT 제조업이 올해 성장률에 0.7%p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전망치 조정 배경을 보면요.
수출과 설비 투자 증가세가 강하게 나타나 성장률을 0.35%p 끌어올렸고요.
양호한 기업 실적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도 성장률을 0.05%p 높였습니다.
다만, 건설 투자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는 점은 성장률 전망을 0.2%p 낮추는 배경으로 작용했습니다.
이 총재는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과 관련해선 현재로선 수출 등 성장 전망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향후 품목별 관세 부과 등 정부 대응에 따라 영향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2%를 제시했지만, IT를 제외한 부분의 성장률은 작년과 동일한 1.4%로 추정됐습니다.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나라 양극화는 커질 가능성이 많아졌습니다. 보시다시피 IT 중심의 경제성장을 하고 있고, 비(非) IT 성장률은 잠재성장률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IT와 비 IT의 간극이 산업별로 굉장히 커질 겁니다.]
반도체, 컴퓨터 등 IT 부문과 비 IT 부문과의 격차가 더욱 커지는 K자 성장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겁니다.
<앵커>
최근 그래도 우리 증시가 유례없는 성장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성장률 회복, 참 반가운 소식인데, 지금의 증시 레벨에 대해서도 이 총재가 진단을 내놨다고요?
<기자>
네, 이 총재는 '정부의 자본시장 제도 개선 노력'을 최근 증시 상승 배경으로 꼽았습니다.
이에 더해 "반도체는 물론이고, 방산, 원전, 증권 등 다양한 업종의 실적 개선이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진단했는데요.
이 총재는 "국내 증시가 저평가 상황에서 벗어나 한 단계 '레벨업'됐다는 면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이라면서도
주가 상승 속도가 전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른 만큼, 대내외 충격 발생 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했습니다.
이 총재는 특히 “레버리지가 늘어날 경우, 변동성에 취약해질 수 있다”며 금융 안정을 담당하는 중앙은행 입장에서 이 같은 점도 유심히 살펴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우리 경제 체력이 올라오고 있기 때문인지, 환율도 오늘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환율에 대한 이 총재의 진단은 어땠습니까?
<기자>
네, 이창용 총재는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다행이라면서도 여전히 변동성이 높아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경계했습니다.
우선 이 총재는 환율 하락의 핵심 배경으로 국민연금이 큰 역할을 했다고 짚었습니다.
해외 투자를 200억 달러 이상 줄이고, 환 헤지를 보다 유연하게 하겠다고 밝힌 점이 환율이 1,500원대로 갈 거라는 시장의 기대를 바꾸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인데요.
다만,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자금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어 수급 부담은 여전하다고 진단했습니다.
환율 추가 하락 여지에 대해선 "국내 요인은 상당 부분 완화됐지만, 달러와 엔화 움직임 등 해외 요인이 있어 레벨 자체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지금 성장률이 생각보다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앞으로 금리를 추가로 내리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기자>
네, 오늘 한은 금통위가 처음으로 6개월 후 금리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7명이 6개월 이후 금리 수준에 점을 세 개씩 찍은 점도표를 공개한 건데요.
기준금리 2.5% 유지에 16개 점이 찍히며, 동결에 무게가 실렸습니다.
이 총재는 "조건부 전망이지만 6개월 사이에 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가능성은 적다는 의견으로 보면 된다"고 했는데요.
3개월 이후 금리 전망에 대해서도 금리 인상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가 0.1%p 상향됐지만, 여전히 2% 내외로 괜찮은 수준으로 평가했고요.
부동산과 환율에 대해 추세적 안정을 단언할 수 없는 만큼, 금융 안정을 고려해 당분간은 금리를 묶어두겠다는 입장으로 분석됩니다.
지금까지 한국은행에서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영상취재: 김성오, 영상편집: 노수경, CG: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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