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지난해 13조원이 훌쩍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습니다.
재작년 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창사 이래 사상 최고 실적까지 낸 건데요.
하지만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효과가 실적 호조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면서 산업계를 중심으로 전기요금 인하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세종 주재기자 연결합니다. 한전의 지난해 실적, 얼마나 개선된 겁니까?
<기자>
네, 오늘 오후 공시된 한전의 지난해 결산 실적을 보면요.
우선 연결기준으로 13조 5천억원의 영업 이익을 냈습니다.
전년 보다 약 5조원, 60% 이상 급증한 수준인데요. 지난 2016년 12조원을 훌쩍 뛰어 넘는 사상 최대 실적입니다.
특히 지난해 매출이 97조 4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4.3% 증가하는데 그친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크게 나아진 겁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일단 국제유가 하락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단가와 전력도매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며 연료가격이 안정세를 보인 영향이 컸습니다.
이로 인해 자회사 연료비는 3조원 넘게 감소했고요. 민간발전사 구입전력비도 6천억원 줄었습니다.
또 2024년 10월 전력량 요금이 kWh당 8.5원 인상된 영향에 판매 단가가 오르며 전기판매 수익도 4조 넘게 늘었고요.
여기에 비용절감과 사업조정, 비핵심 자산 매각 등 재정 건전화 노력도 실적 상승세를 이끌었단 평가입니다.
<앵커>
역대급 실적을 거두긴 했지만 여전히 부채가 많은데다, 올해 지방선거와 맞물려 전기요금 인상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그런데 이런 와중에 경영계에선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어요. 배경이 뭡니까?
<기자>
네, 한전은 지난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물가 충격을 줄이기 위해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전기를 공급했었는데요.
이 때문에 이 기간 무려 47조8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누적적자를 떠안게 됐습니다.
그 뒤로 요금이 오르고 연료 가격은 안정되면서 수익성은 꾸준히 개선됐지만요. 여전히 누적 영업 적자는 36조원에 달합니다.
이러한 한전의 적자 해소를 위해 정부는 2022년 이후 산업용 전기요금을 7차례에 걸쳐 약 70%나 올렸는데요.
특히 지난 2023년과 2024년엔 주택용 요금은 동결한 채 산업용 요금만 인상하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크게 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전이 역대급 영업이익을 내면서 산업계를 중심으로 전기요금 인하 요구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한전은 최근의 실적 개선이 과거 에너지 위기 국면에서 발생한 원가 상승분을 회수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하며 전기요금 인하에 난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 재무 정상화까지도 갈 길이 먼데요. 지난해 한전의 연결기준 총 부채는 206조원에 달하는데, 하루 이자 비용으로만 119억원을 부담하고 있고요.
특히 한전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AI 등 첨단산업에 대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매년 10조원 규모로 송배전망에 투자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막대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려면 재무 개선을 통한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이렇게 기업의 전기료 부담이 커지자, 주무 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산업용 요금 체계 손질에 나선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발맞춰 계절과 시간대별로 요금을 차등화함으로써 낮 시간대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인데요.
태양광 발전이 활발한 낮 시간대인 오후 1시에서 3시 사이엔 전기요금을 낮추고 저녁시간대인 오후 6시에서 8시엔 요금은 올리겠다는 게 핵심입니다.
또 주말 전기요금도 3년간 한시적으로 50% 낮추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개편안이 현실화되면 24시간 연속 공장 가동이 필수적인 고로 생산 위주의 철강사들이나 석유화학 기업들은 전기요금 부담이 늘 수 있어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관세 부과와 글로벌 공급, 과잉 경기 침체로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수준 자체는 손대지 않은 채 시간대만 조정하는 이번 개편이 산업 경쟁력을 오히려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고요.
산업통상부는 이러한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안에 대한 업계의 의견을 듣고 있는데요.
산업부 관계자는 “시간·계절별 요금 개편에 대한 업종별 입장이 다를 수 있다”면서도 “요율 조정 폭이 구체화돼야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지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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