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이 결산 시즌마다 되풀이되는 ‘결산 정보 악용’ 불공정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감사 시기 취약 종목에 대한 집중 감시에 들어간다. 12월 결산 상장사가 대부분인 만큼 매년 1~3월에 미공개 결산 정보를 이용한 주가 매도·조작이 몰리는 점을 겨냥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27일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3년(2023~2025년) 적발된 결산 관련 불공정거래 24건 가운데 79%인 19건이 1분기(1~3월)에 발생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감사의견 비적정, 영업실적 악화, 적자 전환 등 악재성 정보를 공시 전에 이용해 보유 주식을 매도하거나, 반대매매·상장폐지 등 불이익을 피하려는 목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기간 실적 부진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코스닥 소형주에서 사례가 집중됐다. 금감원이 분석한 19개 관련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212%로, 상장사 평균(112.8%)의 두 배 수준이었고, 상당수가 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 부동산·자기주식 매각 등으로 자금난을 버티는 과정에서 불공정거래로 이어졌다. 최대주주·경영진 교체, 상호 변경, 기존 사업과 무관한 신규사업(2차전지·AI 등) 추가 등도 결산 관련 불공정거래 직전 나타난 공통적인 ‘이상 신호’로 꼽혔다.
금감원은 이 같은 특징을 토대로 올해 결산기에는 감사의견 비적정 가능성이 크거나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내부회계관리제도 의견 ‘부적정’ 이력 등이 있는 종목을 중심으로 거래 패턴을 면밀히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상 징후가 포착될 경우 미공개정보 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 여부를 신속히 조사해 가담자를 ‘발본색원’하고 형사 고발·과징금 등 엄정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내부자에 대한 경고 역시 강화했다. 금감원은 “회사 대주주와 임직원이 결산 정보를 미리 알고 공시 전에 주식을 사고팔면 미공개정보 이용행위로 형사처벌 대상”이라며 “임원·주요주주는 일정 규모 이상 거래 시 30일 전 사전 공시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최대 20억원 과징금까지 부과될 수 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에게는 “실적이 나쁜 기업일수록 신규사업 발표나 자금 조달 이슈에 따른 각종 풍문이 돌기 쉽다”며 “최대주주 교체, 감사보고서 지연, 상장폐지 사유 가능성 등 신호가 나타나는 종목에 대해서는 투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융당국은 증권 불공정거래 신고 포상금 제도도 손질한다. 현행 포상금 상한(30억원)을 없애고, 적발·환수된 부당이득·과징금에 비례해 최대 30%까지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향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금감원은 “집중 감시와 함께 시장 참여자의 적극적인 제보가 결산기 불공정거래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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