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서대문구 지역에서 초등생 유괴미수 사건이 벌어져 전국의 부모들이 놀라고 범정부 종합대책까지 나왔지만, 정작 사건 피의자들은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도록 아무런 사법처리를 받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초동 수사 부실을 지적받은 경찰이 반년째 사건을 방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8월 발생한 서대문구 홍은동 초등학생 유괴미수 사건을 서대문경찰서가 6개월이 넘도록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있다. 경찰의 평균 사건 처리 기간이 54.4일(작년 8월 기준)임을 생각하면 너무 오래 손을 놓은 것이다.
작년 8월 28일 서대문구 홍은동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20대 남성 3명이 차를 타고 맴돌며 하교하던 학생들에게 "귀엽다.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세 차례나 유인을 시도했지만 학생들이 도망쳐 미수에 그쳤다.
피의자인 20대 남성 3명은 현재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사건 당시 경찰은 최초 신고를 받고도 인근 폐쇄회로(CC)TV를 일부만 확인한 뒤 '오인 신고'라며 묵살하는 등 부실수사를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이후 인근 초등학교에서 유괴 주의 가정통신문이 배부되고 맘카페에서 사건이 이슈화되며 추가 신고가 이어지자, 그제서야 경찰은 뒤늦게 CCTV를 다시 확인하고 3명을 긴급체포했다.
경찰이 가담 정도가 큰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혐의 사실과 고의성 등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경찰은 태블릿PC와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거쳐 추가 혐의가 나오면 구속영장을 재신청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서대문서 관계자는 "혐의 입증이 어려운 건 아니다"라면서도 "중요 사건이기 때문에 서울경찰청의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서울청 관계자는 "이들 범행을 아동학대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해 확장 검토 중"이라며 "법률 검토는 끝났고 마무리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으로 전국 부모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번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작년 9월 어린이 약취·유인 사건에 대한 신속 수사와 대책 수립을 지시했다.
이후 11월 행정안전부·경찰청·교육부·보건복지부가 등하굣길 안전확보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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