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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마비에 계약 취소까지…수출기업들 '비명'

입력 2026-03-22 14:21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로 촉발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한국 수출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물류 차질은 물론 자금 회수 문제와 계약 취소까지 이어지며 기업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22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지난 3∼11일 접수한 151건의 기업 애로 상담 내용을 분석한 결과, 물류비 급등 관련 요청이 47건(31%)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자금 지원 및 정부 프로그램 문의 등 기타 애로가 31건(21%), 수출 가능 여부 문의 18%, 바이어 연락 두절 및 계약 취소 11%, 물류 정보 요청 9% 순으로 집계됐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물류비 분야에서는 운송비 상승뿐 아니라 창고료와 해상보험료까지 동시에 오르는 삼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에 따르면 이란에 플라스틱 제품을 수출하는 A사는 선사로부터 컨테이너당 3천달러(약 450만원)의 전쟁위험할증료(WRC)를 요구받은데다, 현지 항구 폐쇄로 반송 또는 폐기 비용까지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핵심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도 타격을 키우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행 컨테이너선에 화학제품을 실은 B사는 우회 항로 이용으로 추가 내륙 운송비를 부담하게 됐고, 사우디아라비아로 공조 설비를 수출하려던 C사는 선박 운항 중단으로 부산항 창고에 화물을 보관하며 날마다 비용이 늘고 있다.

항공 물류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이집트 진출 기업인 D사는 화물 항공편 부족으로 운송비가 평소 대비 2배 이상 뛰면서 핵심 자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우디행 물량을 실은 특송 화물이 홍콩 등 제3국에 묶여 이동하지 못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물류 문제를 넘어 거래 자체가 흔들리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전쟁과 통신 장애로 바이어와 연락이 끊기면서 이미 생산된 제품의 납품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거나, 선적된 물량의 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자금난에 빠지는 기업이 늘고 있다.

수출뿐만 아니라 중동에서 현지 법인 설립이나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던 기업들 역시 인력 이동 차질과 자재 조달 지연으로 사업 중단 위기에 처했다.

정부는 이 같은 기업들의 고충을 해소하기 총 80억원 규모의 '중동 상황 대응 긴급 지원 바우처'를 편성하고 지난 11일부터 본격적인 모집에 나섰다. 물류 반송 비용, 전쟁 위험 할증료(WRS), 긴급 분쟁 할증료(ECS), 우회 운송비 등 중동 사태로 발생한 수출 물류 애로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며, 기업당 최대 1억5천만원까지 지원해 비용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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