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먼저 바닥나나"…방공망 아끼다 속속 뚫려

입력 2026-03-28 16:22  


이스라엘이 방공미사일 재고 부담 속에 고성능 요격체계를 아껴 쓰는 전략으로 선회하면서, 이란의 공격을 완전히 막아내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쟁 장기화로 방공 자원 소모전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1일 이스라엘 남부 디모나와 아라드에는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잇따라 떨어져 약 200명에 가까운 주민이 다쳤다. 해당 공격은 이스라엘의 다층 방공망을 뚫고 들어온 사례로 주목됐다.

당시 이스라엘군은 장거리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최상급 체계인 애로3 대신, 사거리가 짧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비드슬링을 활용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요격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선택은 비용과 재고를 고려한 판단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한 달 넘게 이어진 전쟁으로 이스라엘이 요격미사일 재고 압박을 받으면서 최고 성능 무기를 아껴 쓰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이스라엘의 방공망은 '아이언돔'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는 전체 체계의 일부에 불과하다. 실제로는 요격 거리와 역할에 따라 여러 체계가 층을 이루는 다층 방어 구조다.

구체적으로는 애로3(약 2,400km), 다비드슬링(약 300km), 애로2(약 70km), 아이언돔(약 70km) 순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애로3는 대기권 밖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체계로, 미국의 사드(THAAD)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다비드슬링과 애로2는 중·단거리 대응에 사용되며, 아이언돔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단거리 로켓의 대량 공격을 막는 데 특화돼 있다.

WSJ은 이스라엘이 애로3 대신 다른 요격수단을 활용한 결정에 대해, 이란의 대량 미사일과 드론 공세 속에서 고가이면서 생산이 어려운 무기가 빠르게 소진되는 상황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공습을 통해 이란의 미사일 발사 능력을 상당 부분 약화시켰지만, 이란은 여전히 일부 전력을 유지한 채 반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전쟁은 공격 수단과 방어 자원의 소진 속도를 겨루는 ‘소모전’ 성격이 짙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이란은 지난달 28일 개전 이후 400발이 넘는 미사일과 수백 대의 드론을 이스라엘로 발사했다. 여기에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도 가세해 로켓과 드론 공격을 이어가며 이스라엘의 방공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스라엘 미사일 전문가 탈 인바르는 "모든 요격미사일의 수량은 유한하다"며 "전투가 계속될수록 그 수량은 줄어들기에 무엇을 쓸지 더 신중하게 계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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