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지 못하더라도 이란과의 전쟁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가 해협 개방을 위한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현지시간) 아랍권 관계자들을 인용해 UAE가 해협 내 기뢰 제거 지원 등 군사 역할 수행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시에 미국과 유럽, 아시아 국가들이 참여하는 연합체 구성을 촉구하며, 이를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 목적의 외교적 압박도 병행하고 있다.
UAE가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군사작전을 지원한다면 이란전에 처음으로 직접 발을 담그는 걸프국이 된다.
이 같은 강경 기조는 전쟁 이후 이란에 대한 전략적 관점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WSJ은 진단했다. UAE는 이란과의 경제적 연결고리를 유지하며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중재 역할에 나서기도 했으나, 전쟁 발발 이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이란은 지금까지 2천500발이 넘는 미사일과 드론을 UAE에 발사했으며, 이는 이스라엘을 향한 공격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두바이의 핵심 시설들이 피해를 입었고, 체면을 구긴 UAE로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반격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UAE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통과된다면 지금까지 소극적이었던 아시아와 유럽도 움직일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군사작전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UAE의 참전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무기 부족을 완화하고 전쟁에 대한 아랍권의 지지를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일정한 신호가 될 수는 있지만, 해협의 안전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란 것이다.
UAE의 참전은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중동 지역에 분쟁의 불씨를 남겨두는 결과를 낳게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엘리자베스 덴트는 "전쟁에 개입하면 더욱 공격적인 이란을 마주하는 것은 물론 핵심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계속 감수하고 투자자의 신뢰마저 잃게 될 수 있다"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하고 전쟁에서 발을 빼면 이란과 관계 재건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UAE가 처한 딜레마를 짚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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