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터로 벌레 잡다 '활활'…이웃 사망 부른 30대 결국

입력 2026-04-01 16:28  


바퀴벌레를 잡으려다 낸 불로 이웃을 숨지게 한 30대가 항소심에서도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항소1-3부(김종근·정창근·이헌숙 부장판사)는 중과실치사상 및 중실화 혐의로 기소된 A(30)씨 사건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금고 4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20일 오전 5시 30분께 경기 오산시의 한 5층 원룸 건물 자신의 거주지에서 바퀴벌레를 발견하자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가연성 스프레이를 분사해 화재를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불길은 방 안에 쌓여 있던 플라스틱 용기와 비닐봉지, 벽과 천장으로 빠르게 번졌다.

화재 직후 A씨는 주변에 알리지 않은 채 현관문을 열어둔 상태로 건물 밖으로 대피한 뒤 119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소방대원 지시에 따라 2층으로 올라가 "불이 났다"고 외쳤지만 이미 유독 연기가 확산된 상황이어서 더 이상 진입하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 사고로 같은 건물에 살던 B(당시 36세)씨는 연기를 피해 창문 밖 에어컨 실외기를 딛고 맞은편 건물로 이동하려다 약 14m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또 다른 40대 주민도 연기를 흡입해 부상을 입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배달용 플라스틱 용기와 비닐이 산적한 좁은 공간에서 불을 냈고 현관문을 열어둔 채 대피해 유독성 연기 확산을 키웠다"며 "피고인의 과실 정도가 매우 중하다. 피해자 B씨는 소중한 생명을 잃었고 태어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은 피해자 자녀는 어머니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도 못한 채 평생 살아가야 한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원심은 양형 요소를 종합해 합리적인 범위에서 형을 정했다"고 판단하며 원심 유지 사유를 밝혔다.

(사진=경기소방)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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