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가 하중을 과소 설계하는 등 심각한 설계 오류를 범했지만 감리 단계에서 이를 걸러내지 못했고, 사고 구간 지반에서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단층대가 출현한 데 이어 시공사의 안전 점검과 관리 조치 미실시로 시공 중 나타난 사고 전조 증상조차 확인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2일 세종 국토부 기자실에서 '광명 신안산선 터널 붕괴 사고 조사 결과'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사고 조사 결과와 재발 방지 방안 등을 발표했다.
사고는 지난해 4월 11일 오후 3시 13분께, 경기 광명시 일직동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 지하 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붕괴되며 발생했다.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 직원 50대가 사망하고, 20대 포크레인 기사가 부상을 입고 다음 날 구조됐다. 국토교통부는 이후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 사고 구간에 대한 시추 조사와 지반 조사 등을 실시했다. 해당 공사의 설계는 제일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무소와 단우기술단이 맡았고 시공은 포스코이앤씨와 서희건설 컨소시엄이 담당했다.
사조위는 이번 사고의 설계와 시공, 감리 등 각 단계별로 부실과 부적정한 관리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먼저 설계사는 2아치터널 중앙 기둥에 가해지는 하중을 실제보다 2.5배 작게 과소 설계하고 기둥의 길이도 짧게 고려함으로써 중앙 기둥의 버티는 힘이 부족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시공 과정에서는 중앙 터널 폭을 확대하는 설계 변경을 가하면서도 설계 오류를 바탕으로 책정된 중앙 기둥의 제원과 철근량 등을 동일하게 유지했다. 또 막장 직접 관찰을 사진 관찰로 대체하고 암 판정을 실시하지 않는 등으로 사고 구간 내 단층대를 파악하지 못했다.
손무락 사고조사위원장은 브리핑에서 "2아치터널의 중앙 기둥이 구조 저항 한계를 초과하여 지지 능력을 잃었고, 중앙 기둥이 연쇄 파괴되며 터널 전체 붕괴와 상부 도로 함몰로 이어졌다"며 "요약하면 이번 사고는 설계 단계의 오류가 검증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았고, 시공 중 예상치 못한 단층대의 지반 조건이 더해졌으며, 현장 관리마저 미흡했던 복합적 요인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교통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사조위 조사와 별도로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부실, 부적정 사항과 관계 법령 준수 여부 확인을 위해 올해 2월 특별 점검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적발된 안전 관리 계획 미준수, 정기 안전 점검 일부 미실시 등 위반 사항에 대해 고발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고 벌점·과태료 등 행정처분도 병행 추진할 계획이다.
사조위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사 사고 예방을 위한 재발 방지 대책으로 설계·시공 중 지반 조사 강화, 중앙 기둥 안전 관리 강화를 위한 기준·절차 강화 등을 제안했다.
또 국토부는 사조위가 제안한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추진하는 동시에 설계사·건설사·감리사에 대한 영업 정지 처분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업무상 과실치사상, 산업안전법령 의무 위반 등 형사처벌 사항에 대한 엄정 조치를 위해 경찰과 노동부 등 수사 기관에 조사 결과 일체를 공유하는 등 적극 협조할 계획이다.
박명주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직무대리)은 "영업 정지 처분은 관계 청문 절차를 거치고 과실 여부, 고의성 여부를 조사해야 해서 시간이 좀 소요될 것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정리될 것"이라며 "행정처분은 영업 정지 외에도 부실 관련 벌점들 포함, 설계사·시공사 담당자에 대한 벌점과 형사처벌 규정도 있다. 잘못된 부분은 사법기관에 보내 관련 조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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