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부동산 자산 관리의 새로운 이정표, 임대사업자 법인 전환

입력 2026-04-17 16:46  

최근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고가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촘촘해지면서 자산가들의 투자 시선이 꼬마빌딩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부동산플래닛의 통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소규모 빌딩 거래량은 금리 인상 여파로 잠시 주춤했으나 지난해부터 확연한 회복세를 보이며 연간 2,000건을 웃도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아파트에 비해 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유연하고 안정적인 월세 수익과 시세 차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화려한 투자 수익 뒤편에는 개인 임대 사업자가 홀로 감당하기 벅찬 세금의 역습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소득세율의 압박과 성실신고 확인 제도의 강화는 오랫동안 개인으로 사업을 꾸려온 건물주들에게 법인 전환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던져주고 있다.

가장 먼저 체감하게 되는 변화는 세율 구조의 격차에서 오는 절세 효과다. 개인사업자는 소득 구간에 따라 6%에서 최고 45%에 달하는 종합소득세율을 적용받지만, 법인은 상대적으로 낮은 9%에서 24% 수준의 법인세를 납부하면 된다. 단순히 세율 숫자상의 차이를 넘어 법인 체제에서는 대표이사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와 자녀를 주주나 임원으로 구성하여 소득을 전략적으로 분산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소득을 한 사람에게 집중시키지 않고 근로소득과 배당 등으로 나누어 지급함으로써 전체적인 소득세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으며 지급된 인건비는 법인의 비용으로 인정받아 법인세까지 줄이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둔다. 실제로 수도권에서 장기간 임대업을 하던 한 사업자는 법인 전환 이후 매년 수천만 원의 세금을 아끼며 자산 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바 있다.

정부의 과세 투명성 강화 기조 역시 법인 전환을 서두르게 만드는 강력한 요인이다. 임대 수입이 일정 규모를 넘어서면 세무 대리인을 통해 장부의 적정성을 공인받아야 하는 성실신고 확인 제도는 개인 임대 사업자에게 커다란 심리적·재무적 압박으로 다가온다. 부동산 임대업은 연간 수입금액이 5억 원을 초과하면 대상이 되는데 이 기준선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여서 더 많은 임대인이 감시망에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더 주의할 점은 소규모 가족 법인에 대한 세제 혜택이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 과세표준 2억 원 이하 구간에서 9%의 낮은 세율을 적용받던 소규모 법인들이 세법 개정으로 인해 올해부터는 일반 법인과 다름없는 20% 수준의 세율을 적용받게 되었다. 여기에 중소기업 범위에서 제외되면서 접대비 한도가 줄고 이월결손금 공제 한도마저 과세표준의 80%로 제한되는 등 법인 운영의 환경이 까다로워지고 있어 단순한 설립을 넘어 정교한 세무 시뮬레이션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상속과 증여라는 자산 승계의 측면에서도 법인은 개인과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고령의 건물주가 아무런 준비 없이 수십억 원대의 빌딩을 자녀에게 물려줄 경우 최고 50%에 육박하는 상속세를 내기 위해 평생 일군 건물을 급매로 처분하거나 지분을 쪼개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하지만 법인으로 전환하면 부동산 실물 자산이 아닌 법인 주식을 물려주는 방식이 가능해진다. 주식 가치를 전략적으로 관리하며 증여 시점을 조절할 수 있고 가업승계 지원 제도를 활용해 세 부담을 극적으로 낮출 수 있다.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자산 승계를 고민하던 한 자산가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법인 시스템 내에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을 활용해 가족들의 자금 출처를 합법적으로 확보하고 안전한 자산 이전을 준비할 수 있었다.

법인 전환의 방법은 크게 세 가지 경로로 나뉜다. 사업용 자산을 자본금 대신 내놓는 현물 출자 방식은 부동산 비중이 높은 사업자에게 조세 혜택이 매우 크지만, 감정 평가 등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신규 법인을 세우고 개인 자산을 매각하는 일반 사업양수도는 절차가 간편하지만, 취득세 등의 감면 혜택이 적어 일정이 촉박한 경우에만 주로 쓰인다. 최근 가장 선호되는 방식은 세 감면 포괄양수도로 부가가치세 면제와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으며 부동산 취득세의 75%를 감면받을 수 있어 재무적 실익이 가장 크다. 다만 절세만을 목적으로 무리하게 전환했다가 5년 이내에 주식을 대량 매각하거나 부동산을 처분하면 감면받은 세금을 모두 추징당할 수 있으므로 철저한 사후 관리 계획이 세워져야 한다.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핵심 지역의 똘똘한 한 채에 대한 가치가 높아지는 현재의 흐름 속에서 법인 전환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내 소중한 자산을 지키기 위한 필수 방어 전략이다. 개인사업자로서 누리던 의사결정의 자유로움을 일부 내려놓는 대신 법인이라는 체계적인 울타리 속에서 경영과 소유를 분리하고 강력한 법적·재무적 보호막을 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금리 변동성과 환율 불확실성 등 거시 경제의 안개가 짙게 깔린 지금 내 자산이 세금으로 증발하는 것을 막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현재의 임대 수익 구조를 객관적으로 진단해 보아야 한다.

스타리치 어드바이져는 기업의 다양한 상황과 특성에 맞춰 법인이 가지고 있는 위험을 분석한 사례를 통해 최적화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그 내용으로는 사내근로복지기금, 가지급금 정리, 임원퇴직금, 제도 정비, 명의신탁 주식, 기업부설연구소, 직무발명보상제도, 기업 인증, 개인사업자 법인전환, 신규 법인 설립, 상속, 증여, ESG 경영, 기업가정신 플랜 등이 있다.

[글 작성] 박정원, 임한상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 컨설팅 전문가

* 위 칼럼의 내용은 작성자의 전문적인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

한국경제TV  사업2부  정성식  PD

 ss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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