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중간 선거 때까지도 유가가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을 인정했다. 트럼프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발표에 이란은 앞으로 유가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하는 와중에 나온 진단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을까지 유가와 휘발유 가격이 하락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고, 동일할 수도 있으며, 아마도 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대체로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답했다.
이란에 대한 추가 병력 배치 등을 예고할 당시 골프장을 찾는가 하면, 휴전 협상이라는 긴박한 상황 중에도 종합격투기 경기장을 찾아 '의도적 여유'를 과시한 트럼프지만 유가 강세와 이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인정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6주 전 이란에 대한 공격 결정에 따른 잠재적인 정치적 파장을 이례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와중에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 동부 시간 기준 4월 13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 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행한다.
트럼프가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된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결렬되자 이 같은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의 이번 조치는 이란의 '돈줄'을 끊겠다는 의도로 해석되지만, 그사이 에너지 물가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협상 국면에 다소 진정세를 보인 브렌트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등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다시 넘어서며 뛰어 올랐다. 이란은 한층 여유로운 모습이다.
종전협상단 대표를 맡았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워싱턴의 휘발유 가격을 보여주는 지도를 올리고 "현재 가격을 즐기라"며 "이른바 '봉쇄'로 인해 곧 (갤런당) 4∼5달러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직격했다.
연료 가격 분석업체 가스버디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대부분 지역의 휘발유 가격은 4월 들어 갤런(약 3.78L)당 4달러(약 6천원)를 이미 넘어섰다. 갤런당 4달러는 미국인들이 고물가를 피부로 느껴 소비 행태를 바꾸는 등 심리적 기준선으로 인식된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모나 야쿠비안 중동 프로그램 국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봉쇄는 상당히 야심 찬 시도지만 공급 중단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없다.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평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봉쇄 조처는 페르시아만 산유국의 수출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이란의 석유 수출 능력까지 제한하게 된다"며 "이는 현재 시장이 겪는 공급 차질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 정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에너지 가격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 의원은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은 수백척의 고속정을 보유하고 있어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거나 유조선에 폭탄을 던져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며 "그것(호르무즈 역 봉쇄)으로 어떻게 휘발유 가격을 낮출 수 있나"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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