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도 비밀"…수표 34억 뜯어낸 피싱 수법

입력 2026-04-15 19:35  

사진=서울 강동경찰서
검찰과 금융당국을 사칭해 수십억원대 수표를 가로챈 보이스피싱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15일 서울강동경찰서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수거책과 전달책 등 7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3명은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달 6일부터 31일까지 검찰과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계좌가 범죄에 연루된 정황이 발견됐다"며 피해자 10명으로부터 34억6,700만원 상당의 수표를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텔레그램 등을 통해 상부 지시를 받으며 "금융감독원에 예탁해야 하니 계좌의 현금을 모두 인출해 수표로 바꾸라"고 피해자들을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한 피해자는 '고수익 보장'을 내세운 주식 투자 사기까지 겹쳐 17억원을 넘겨준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는 한 건의 신고에서 시작됐다. 경찰은 지난달 12일 "피싱범에게 1억5,000만원 상당의 수표를 전달했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주변 CCTV를 분석해 다음 날 수거책 1명을 검거했다. 이후 추가 수사를 통해 조직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경찰은 일당으로부터 총 8억7,000만원의 수표를 압수했고 이 가운데 일부는 피해자 3명에게 반환됐다. 피해자들은 경찰 연락을 받고 나서야 사기 피해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금 20억원 중 5억원을 돌려받은 이모씨는 "비공개 수사를 하고 있으니 가족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해서 속을 수밖에 없었다"며 "퇴직금과 아내의 사망보험금을 포함해 피 같은 돈을 잃을 뻔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사 범죄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화로 수사·공공기관 등을 사칭해 계좌 점검을 이유로 현금 인출을 요구하는 것은 100% 사기"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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