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6월 사우디 아람코를 넘어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를 목표에 두고 있는 미국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그동안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개인 금고' 역할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에서 개인 명의로 수천억 원을 시중 은행보다 유리한 조건에 빌리고, 경영 위기에 처한 계열사에도 해당 기업 자금을 수혈한 것으로 파악됐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기업 내부 자료와 관계자 증언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머스크가 2018∼2020년 총 세 차례에 걸쳐 스페이스X에서 5억 달러(약 7,388억원)를 빌렸다고 보도했다.
금리는 1% 미만일 때도 있었고, 약 3%로 책정되기도 했다. 당시 시중은행의 우대금리가 5%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돈을 빌린 셈이다. 담보는 스페이스X 주식이었으며, 상환 기간은 10년이었다.
내부 문서에 따르면 이 대출은 CEO를 위해 특별히 실행된 것으로, 승인 주체와 사용처 모두 공개되지 않았다. 머스크는 2021년 말 대출금과 이자 1,400만 달러를 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는 개인적으로 대출을 받은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이끄는 다른 기업에서 현금이 바닥났을 때도 스페이스X에서 자금을 융통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태양광 에너지 기업 솔라시티, 인공지능 벤처기업 xAI가 모두 스페이스X에서 돈을 빌렸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테슬라가 위험에 직면하자 스페이스X에서 2천만 달러를 조달했고, 2015년에는 부도 위험이 크다는 평가를 받은 솔라시티 회사채를 스페이스X가 매입하는 방식으로 2억5천500만 달러를 투입했다. 가장 최근에는 스페이스X가 xAI를 인수했다.
NYT는 이 같은 행태를 두고 "머스크는 1억 달러가 필요할 때 은행에 전화하는 대신 스페이스X를 찾았다"며 "지난 20년간 스페이스X를 마치 돼지저금통처럼 사용해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머스크가 자신의 기업을 통해 또 다른 기업을 지원하는 일은 예전부터 여러 차례 확인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보도를 통해 스페이스X가 테슬라의 고가 픽업트럭 모델인 사이버트럭 1,279대를 사들여 판매 실적을 견인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해당 행태는 스페이스X가 비상장사였기에 가능했던 일로 보이며 앞으로는 어려워질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오는 6월 상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총 750억 달러(약 110조원)를 조달하고, 1조7천500억(약 2,585조원)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성공할 경우, 2019년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세운 최고 기록인 290억(약 43조원)달러를 2배 이상 넘게 된다.
(사진 =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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