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인근 건물에 이른바 '사이버 룸살롱'으로 불리는 성인 인터넷방송 스튜디오가 운영돼 학부모 반발이 커지고 있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강남구 청담동 한 초등학교에서 약 100m 떨어진 건물에 짧은 치마와 몸매가 드러나는 상의를 입은 여성들이 무리 지어 들어왔다. 이 여성들이 길거리에서 흡연을 하고 휴대전화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가운데, 옆으로는 책가방을 멘 아이들이 지나갔다.
이 건물에는 A기획사가 입주해 있다. 지난해 3월 설립된 엑셀 방송 전문 스튜디오로, 엑셀 방송은 여러 여성 인터넷방송 진행자(BJ)를 출연시켜 선정적인 춤이나 자극적 행동을 유도한 뒤 후원금 순위를 엑셀 문서처럼 정리해 보여주는 형태의 방송을 뜻한다.
국세청은 지난해 엑셀 방송을 두고 "사회규범을 어지럽히고 건전한 법질서를 위배하는 유해 콘텐츠"라며 '사이버 룸살롱'으로 규정한 바 있다.
A기획사는 블로그 등을 통해 10개 이상 방송팀이 스튜디오를 이용했다고 홍보했다. 또 "(한 팀은) 매회 1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소개하며 '섹시', '노출' 등의 표현을 내세워 BJ 모집 공고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학부모들은 뒤늦게 스튜디오 실체를 확인한 뒤 이달 중순부터 교육청과 학교, 구청 등에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6학년 자녀를 둔 이모씨는 "아이들 등하굣길에도 BJ들이 버젓이 보인다"며 "자녀가 '저 언니는 왜 이렇게 짧게 입고 다니냐'고 물어 난감했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교육청 요청을 받아 지난 23일 경찰과 학교 관계자 등과 합동 점검에 나섰다. 다만 현행 제도상 강제 조치는 어려워 건물 밖 흡연 자제와 외출 복장에 유의해 달라는 요청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구 관계자는 "공무원은 법적 근거가 있어야 제재할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규정이 애매해 추가 조처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점검 다음 날 가정통신문을 보내 "아이들이 매일 지나는 통학로에서 발생한 불편 사항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약속된 사항이 현장에서 잘 이행되는지 유관기관과 협력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 앞에서 성인방송 스튜디오가 운영되는 현실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