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계 미국인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자산 총액 5조 원 이상인 대기업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됐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을 발표했다. 이번에 지정된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은 총 102개로 대기업집단과 소속회사 수는 전년(92개, 3,301개) 대비 각각 10개, 237개 증가했다.
이번 지정에서는 전 세계 한류 열풍으로 K뷰티, K푸드 관련 산업과 주식시장의 활황에 따른 증권산업의 성장이 눈에 띄었다. 올해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집단은 한국콜마, 오리온, 토스 등이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쿠팡은 자연인인 김범석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동일인 지정은 통상 재벌 총수로 불리는 자연인이 지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사익편취 금지와 친인척 자료 제출 등 각종 의무가 부여된다. 국내 대기업 총수에게는 이 같은 의무가 부여되지만, 미국인인 김 의장은 이 의무를 피할 수 있어 국내 기업과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져왔다.
하지만 쿠팡은 올해 지정을 앞두고 공정위가 실시한 현장점검 등에서 시행령 예외요건 중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의 친족이 국내 계열회사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는 등 사익편취의 우려가 없을 것' 등의 요건을 불충족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기업집단 쿠팡을 지배하는 자연인(김범석)의 친족(동생 김유석)은 부사장(Vice President)급으로 쿠팡 내 등급상 거의 최상위 등급에 해당해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 등급과 유사하고, 연간 보수는 동일 직급의 등기임원 평균에 이르고 비서가 배정되는 등 대우 역시 등기임원에 준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물류·배송 정책 관련 정기·수시 회의를 수백 회 이상 주최하고, CLS 대표이사 등을 초대해 주간 업무실적을 점검하거나 물량 확대, 배송 정책 변경 등 개선안을 논의하며, 주요 사업에 관해서 구체적인 업무집행 방향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의 사실관계가 확인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지정은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와 대기업집단 시책 적용의 최종 책임자인 동일인을 일치시켜 권한과 책임의 괴리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공정위는 동일인 제도를 엄격하게 운용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정위가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면서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커진 책임론에 부응하고 쿠팡만 예외적 지위를 누려왔다는 형평성 논란도 일부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미국 상장사를 겨냥한 규제라는 반발과 함께 통상 마찰 가능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쿠팡의 지주회사인 쿠팡Inc가 미국 증시에 상장된 만큼,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불리한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져 왔다. 최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쿠팡 이슈가 한미 간 안보 협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점도 이런 부담을 키우는 대목이다.
한편 두나무는 공정위가 실시한 현장점검에서 공정거래법 시행령상의 법인 동일인 예외요건을 올해도 모두 충족한 것으로 확인돼 자연인이 아닌 법인 두나무㈜를 동일인으로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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