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유인해 물량 떠넘기고 상폐…주식시장 탈세자 31곳 세무조사

이해곤 기자

입력 2026-05-06 12:01  



신사업 진출과 상장 임박 등 허위 정보로 주가를 띄우고 주가 폭락, 상장폐지 전 주식을 개미 투자자에게 떠넘김 탈세자들이 세무조사를 받는다.

상장기업이면서 자금을 유출한 사주일가, 일명 '리딩방'을 운영하면서 부당한 이득을 얻으면서 세금을 탈루한 업체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국세청은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자 31개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코스피 상승 흐름 속에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시장의 신뢰를 훼손하는 불공정 관행에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7월 27개 업체에 대한 조사에 이어 이번 2차 조사에는 주가조작, 터얼링(자산·이익 빼돌리기), 불법 리딩방 행위 등을 저지른 업체가 조사 대상이다.

31개 기업 중 코스피 상장 기업은 8개, 코스닥 상장 기업은 23개로 나타났다. 행위별로 주가조작과 회계사기로 이익을 챙긴 업체 11곳, 기업 자산과 이익을 사주일가에 빼돌린 터널링 업체 15곳, 금융 취약계층 투자금을 편취한 불법 리딩방 5곳 등이다.

주가조작 유형은 신사업 진출, 상장 임박 등을 홍보하면서 외형을 부풀린 뒤 일반투자자를 유인하고, 페이퍼컴퍼니, 차명계좌를 통해 주식을 이들 소액주주에게 떠넘기는 방법으로 양도차익을 은닉했다.

주요 사례로 주가조작 세력은 A제조업체를 인수했다. 실물 거래 없이 거짓 세금계산서 200억 원을 수수하고, 현지 법인에 투자금 300억 원을 송금하면서 개미 투자자를 모았다. 이후 주가가 오르자 전환사채를 통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겼다.

이 외에도 한강뷰 펜트하우스 분양권을 중도에 대표이사에게 무상 이전하고, 계약금과 중도금을 비용 처리해 10억 원의 상장사 자금을 빼돌리기도 했다.

B업체는 경영실적이 양호했지만 회계감사 자료를 고의로 제출하지 않아 감사의견 미달로 상장폐지됐다. 상장폐지를 앞두고 회사 제조기술을 사주일가 지배법인으로 이전하면서 대가 200억 원을 받지 않았고, 사주가 가진 해외법인에 유통마진 30억 원을 주는 방식으로 부당 이득을 취한 사실이 확인됐다.

기업의 자금을 빼돌리면서 이익을 줄여 주주들에게 피해를 준 터널링 유형도 조사 대상이다.

C업체는 사주 배우자가 세운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뒤 차명법인과 가공거래로 자금을 빼돌리기도 했고, D업체는 투자 경력이 없는 사주 지인이 운용하는 펀드에 500억 원을 투자한 뒤, 해당 펀드를 통해 사주가 지배하는 부실기업의 전환사채 100억 원을 인수하게 한 정확도 확인됐다.

이 업체는 사주 개인의 법률비용 80억 원을 대신 지급하거나, 실제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사주 친인척에게 매년 20억 원의 고액 급여를 지급한 혐의도 받는다.

불법 리딩방 업체 5곳도 세무조사를 받는다. 이들은 유튜브 등에서 유명세를 얻은 뒤 사회초년생과 노년층 등 투자 경험이 부족한 금융 취약계층에게 접근해 고액 멤버십 가입을 유도했다.

추천 종목을 알리기 전 미리 주식을 사두고, 주가가 오르면 회원들에게 물량을 넘겨 부당한 시세차익을 챙겼다.

일부는 유료 멤버십으로 수십억 원대 고정수입을 올리면서 허위 비용 계상,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으로 세금을 탈루한 혐의도 받는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대상 업체뿐 아니라 거래 과정에 얽힌 관련인과 거래행위 전반을 검증할 방침이다. 조사 과정에서 증거인멸, 재산은닉 등 조세범처벌법상 범칙행위가 확인되면 수사기관에 고발해 형사처벌로 이어지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주식시장에서 불공정 거래로 단 한푼의 이익도 챙길 수 없고, 오히려 더 큰 세금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인식이 자리 잡도록 관련 거래를 끝까지 추적하겠다"며 "주식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금융당국, 수사기관과 공조해 불공정 거래에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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