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종목서 돈 빠진다고?…"'삼전닉스 2배'가 독 될 종목들 있어요"

조예별 기자

입력 2026-05-07 10:24   수정 2026-05-07 11:20



‘국민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변동을 2배로 추종하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국내 증시 우량주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수단이 마련되면서, 반도체 섹터 전반의 수급 지형도가 크게 바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7일 보고서를 통해 5월 말 상장 예정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에 최대 5.3조원의 자금이 쏠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상장 직후 단기 수급 집중으로 인한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대 5.3조 쏠린다”…미국 사례로 본 낙관적 전망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ETF의 흥행 규모를 예측하기 위해 2022년 미국에 상장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자금 유입 강도를 분석했다. 유입 강도는 기초자산 시가총액 대비 레버리지 ETF로 유입된 자금 비중을 말한다.

유입 강도를 기준으로 반도체 업종의 특성이 유사한 엔비디아 사례(유입 강도: 0.05%)를 대입하면 약 1.7조 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보수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다만, 강력한 팬덤과 높은 주가 변동성을 선호하는 투자 성향이 반영된 테슬라 사례(0.22%)를 적용할 경우, 유입 규모는 5.3조 원까지 급증하는 공격적인 시나리오가 형성된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자금 유입 추정 시나리오. 자료=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국내 ETF 시장 내 레버리지 비중은 9.8%로 미국(1.6%) 대비 6배 이상 높다. 윤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는 한국 특유의 강력한 레버리지 선호도에 힘입어 테슬라의 기록을 넘는 자금 유입을 실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상장 초기 5거래일 ‘변동성 주의보’

다만, 상장 직후 일주일간 수급 충격이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는 현물 주식뿐만 아니라 선물(50~100%)을 섞어 운용하는데, 상장 초기 자금이 첫 5거래일에 집중적으로 몰리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상장 초기 대규모 자금 유입 과정에서 기계적인 선물 매수세가 유입되며 해당 종목의 단기 변동성이 급증할 수 있다”며 “한국은 미국보다 레버리지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수급 쏠림에 따른 가격 왜곡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소부장’ 자기잠식 우려…대장주로 갈아타나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등장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이 기존에 분산 투자하던 반도체 섹터 ETF를 팔고, 대장주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로 갈아타는 ‘자기잠식(Cannibalization)’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DB하이텍 ▲한미반도체 ▲ISC ▲리노공업 ▲이오테크닉스 등 기존 반도체 ETF 내 비중이 높았던 종목들에서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입 자금의 85~88%가 기존 보통주나 다른 ETF에서 옮겨오는 ‘교체 수요’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윤 연구원은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는 특정 종목에 집중하려는 수요를 빠르게 흡수할 것”이라며 “반도체 섹터 내에서도 대장주로의 자금 쏠림이 심화되며 중소형주와의 수익률 차별화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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