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외국인, 외국인 하는구나'…'80조' 팔아치워도 지분율은 '상승'

조예별 기자

입력 2026-05-13 10:39   수정 2026-05-13 12:59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수조 원대 매도를 쏟아내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코스피 내 지분율은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하고 있다. 파는데 비중은 늘어나는 이례적인 현상을 두고, 단순한 수급 흐름보다는 보유 종목의 가치 상승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신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의 순매도세 속에서도 코스피 지분율이 상승한 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외국인 자금 유입의 새로운 변수를 점검했다.

● 80조 순매도에도 지분율 상향…원인은 ‘가치효과’

외국인은 지난해 11월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 누적 80조 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지난 7일부터 12일 사이에는 20조 원의 매물이 집중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외국인의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지분율은 31%에서 38%로 오히려 7%p 상승했다.

권순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괴리를 수급과 가치의 차이로 설명했다. 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가 지분율을 끌어내린 효과는 -1.5%p에 그친 반면, 보유 종목의 가격 상승이 지분율에 기여한 ‘가치 효과’는 +9%p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즉, 판 것보다 남겨둔 주식의 몸값이 훨씬 더 많이 뛰었다는 의미다.

● “한국 주식 너무 올랐나”…아웃퍼폼 따른 기계적 매도

최근 나타난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는 한국 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보다는 글로벌 포트폴리오 내 비중 조절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 대비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하면서 외국인들이 수익 실현과 함께 비중을 맞추기 위한 리밸런싱 매도에 나섰다는 것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리밸런싱에 따른 외국인 매도 압력은 약 21.5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권 연구원은 “최근의 매도는 보유 종목의 가치가 급격히 커지면서 정해진 투자 비중을 지키기 위해 기계적으로 물량을 덜어내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 외국인 통합계좌 기대감…미국 가계자산 ‘머니 무브’ 예고

중장기적인 외국인 수급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이라는 평가다. 외국인 통합계좌에 따라 국내 투자 접근성이 확대되면서 미국 가계자산이 한국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국내증시 접근성 확대에 따른 자금유입 시나리오. 자료=대신증권, 기업별 IR 및 공시자료, SEC.

대신증권은 주요 글로벌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예탁 자산의 약 20%에 대해 접근성이 열리고, 미국 가계의 해외 주식 비중 중 한국 비중(0.15%)만큼만 유입된다고 가정해도 약 30조 원(23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이 들어올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권 연구원은 “피델리티, 뱅가드 등 글로벌 대형 플랫폼을 통한 접근성 확대는 향후 한국 증시로의 강력한 자금 유입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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