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이란 발전소 공격 보류를 발표하기 직전 1조2,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원유 선물 거래가 이뤄진 정황이 포착되면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조사에 착수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CFTC는 트럼프 대통령이 3월 23일 아침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 공격 보류 방침을 밝히기 직전 몇 분 사이 약 8억달러(약 1조2,000억원) 이상의 원유 선물 거래가 집중된 경위를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장 직전 이란 발전소 공격을 미루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국제유가는 장중 13%가량 급락했다. 이에 유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 WSJ이 확보한 거래 기록에 따르면 최소 5개 회사가 당일 선물 거래를 통해 500만달러(약 75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수상한 건 거래 속도였다. 원유 선물시장은 평소에도 거래 규모가 큰 시장이지만 3월 23일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이 올라오기 직전 거래량이 분당 수백건에서 수천건으로 급증해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CFTC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던 내부자가 해당 정보를 이용해 거래했거나 외부에 유출했는지 여부를 추적 중이다. 조사 대상에는 런던 소재 투자회사 큐브 리서치 앤드 테크놀로지스(Qube Research & Technologies)·포르자 펀드(Forza Fund Ltd.)·프랑스 토탈에너지스의 트레이딩 부문 토트사(Totsa)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큐브 측은 "투자 결정은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지속적으로 반영하는 모델 기반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고, 토탈에너지스 측도 "관련 조사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엄격한 준법 프로그램과 위법행위 무관용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CFTC 조사를 받은 일부 업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글 약 15분 전에 나온 "이란 전쟁 출구 모색" 등의 기사 헤드라인을 근거로 거래를 결정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WSJ은 전황의 결정적 변화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수상한 거래 패턴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6일에는 이란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이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기 약 1시간 전 원유 선물 약 7억달러(약 1조540억원)어치가 거래되기도 했다.
백악관도 내부 단속에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 내 인사들이 내부 정보나 기밀을 이용해 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백악관은 3월 24일 직원들에게 지위를 부적절하게 활용해 선물 시장에서 베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다만 백악관 대변인실의 데이비스 잉글은 "행정부 관리들이 근거 없이 이런 활동에 연루됐다고 암시하는 것은 무책임한 보도"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