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절세와 경영권,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자사주 활용의 기술

입력 2026-06-08 18:08  

최근 상장사를 중심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이 본격 시행되면서 자본 시장에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처분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SK와 롯데지주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속속 소각 계획을 발표하는 가운데 비상장기업 경영자들에게도 자사주를 활용한 재무 전략의 중요성을 새롭게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비상장사 역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해 주당 가치를 높이고 경영권을 안정시키며, 내부적인 지배구조를 정비하는 등 다각적인 경영 도구로 주식 활용이 가능하다. 비상장 기업에서 자사주 매입은 단순한 주가 방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유통 주식 수를 줄임으로써 주당순이익(EPS)과 주당순자산가치를 직접적으로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특히 시장 가격이 형성되지 않는 비상장 주식은 가치 산정 과정에서 늘 논란이 발생하곤 하는데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은 순자산가치 조정을 통해 기업 가치를 관리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예를 들어 미처분이익잉여금이 과도하게 축적되어 주식 가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법인의 경우, 이를 재원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주식 평가액이 낮아져 향후 가업승계나 증여 시 과세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실제로 많은 기업 현장에서는 자사주 매입을 고질적인 재무 리스크 해결의 열쇠로 삼는다. 대표이사의 가지급금이나 과거의 분식회계로 인한 미처분이익잉여금이 산적한 경우, 배우자 등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회사가 매입하고 이를 소각하는 과정을 거치면 법인의 유보금을 합법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때 주식을 양도한 주주는 양도 대금 중 취득 가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세금을 납부하면 되므로 일반적인 배당 방식에 비해 세부담을 낮추면서도 자금 인출과 리스크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자사주 활용의 범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임직원의 동기 부여를 위한 스톡옵션 제도를 운용하기 위해 미리 자사주를 확보해 두거나 적대적 인수합병 위험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우호 지분 확보 수단으로도 쓰인다.

또한 명의신탁 주식을 회수하거나 주주 간의 지분율을 조정해야 할 때도 자사주 매입은 유용한 대안이 된다. 특히 자사주 매입은 소각 목적이 아닐 경우 양도소득세율이 적용되어 상여나 배당보다 낮은 세율로 자금을 이동시킬 수 있으며, 4대 보험료 부과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실질적인 장점을 지닌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이 지닌 강력한 효과만큼이나 그 과정에 수반되는 법적 절차와 세무 리스크는 매우 엄격하다. 과거 비상장사는 자사주 매입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었으나 2012년 상법 개정 이후 배당 가능 이익 범위 내에서 허용되었다.

따라서 현재 비상장사가 자사주를 매입하려면 반드시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며, 매입 수량과 가격, 기간 등을 명확히 공시해야 한다. 만약 배당 가능 이익을 초과하여 매입하거나 정해진 절차를 위반할 경우, 매입 행위 자체가 무효가 됨은 물론 지급된 대금이 업무 무관 가지급금으로 간주되어 세무상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특히 과세 당국은 자사주 매입의 경제적 실질을 매우 예리하게 주시한다. 매입 목적이 불분명하거나 단순히 특정 주주에게 이익을 분여하기 위한 수단으로 판단될 경우, 당국은 이를 부인하고 증여세나 배당소득세를 추징할 수 있다.

세법은 형식보다 실질을 중시하기 때문에 절차상 적법하더라도 수익 창출과 무관하게 빈번하게 자사주를 취득한다면 소명 요구와 세무조사의 타깃이 되기 십상이다.

주식 가치 평가의 객관성 확보 역시 핵심적인 쟁점이다. 비상장 주식은 시장 거래가 없으므로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보충적 평가 방법을 통해 시가를 산정해야 한다. 이때 세금을 줄일 목적으로 주가를 임의로 낮게 평가하여 거래를 진행하면 주주 간 부의 이전 문제로 번져 또 다른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

최근 상장사들이 경영권 방어 수단 상실이나 재무구조 악화를 우려해 자사주 소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처럼 비상장사 역시 자사주 소각 시 자본금 감소로 인한 부채비율 상승과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또한 상법 개정안이 허용하는 임직원 보상이나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의 예외 목적을 활용해 자사주를 계속 보유할 수 있는 우회로를 찾는 지혜도 필요하다.

이처럼 비상장 기업의 자사주 활용은 기업 가치 제고와 리스크 해소를 위한 탁월한 경영 전략이지만 정교한 법률 검토와 세무 계획이 전제되어야 하는 양날의 검과 같다. 주식 평가 기준일을 명확히 설정하고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먼저 검증하고 업종별 특성에 맞는 평가 모델을 적용해야 한다.

더욱이 유행을 따르거나 일회성 문제 해결에 급급하기보다 전문가와 함께 장기적인 관점에서 설립 정관을 점검하고 사후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작성] 이광호, 김을회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 컨설팅 전문가
* 위 칼럼의 내용은 작성자의 전문적인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는 기업이 밤하늘의 별처럼 지속적으로 빛날 수 있도록 백년기업을 향한 영속성을 함께 디자인하는 성장 파트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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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사업2부  정성식  PD

 ss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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