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실 남녀구별 규제 폐지…부부·가족 한 병실 허용

입력 2026-05-29 10:22  

사진=연합뉴스
병원 입원실을 남성과 여성으로 반드시 분리해 운영하도록 한 규제가 폐지된다. 이에 따라 부부나 직계 가족이 함께 입원하더라도 병실을 따로 써야 했던 불편이 완화되고 보호자 간병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마련해 7월 6일까지 입법예고를 진행한다고 29일 밝혔다. 개정안은 의료 현장 현실과 맞지 않는 규제를 정비하고 국민 불편을 줄이기 위한 취지에서 추진됐다.

현행 의료법 시행규칙 제35조의2는 입원실을 남녀별로 엄격히 구분해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의료기관은 1차 시정명령, 2차 위반 시 영업정지 15일 처분을 받는다.

하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해당 규정으로 인한 불편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지난 2025년 4월 광주광역시에서는 부부나 직계 가족이 함께 입원하더라도 같은 병실을 사용하지 못해 간병 부담이 늘어나고 민원이 발생한다는 점을 들어 정부에 규제개선을 건의했다.

보건복지부가 현장 실태를 파악한 결과, 이미 일부 병원에서는 부부가 2인실에 함께 입원하는 사례가 존재했고, 어린이병원의 다인실은 남녀로 병실을 구분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령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에 정부는 해당 규정을 규제개선과제로 채택하고 남녀 구별 운영 기준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규제가 폐지되더라도 병원은 자율적으로 입원실을 구분해 운영하게 된다.

복지부는 병원 내 성인 환자의 경우 입원실 구분을 원칙으로 유지하도록 할 방침이다. 대신 2인실인 경우에만 부부나 가족이 같이 입원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어린이병실과 중환자실의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남녀 구분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의 구체적인 지침을 각 지방자치단체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에 보낼 계획이다.

개정안에는 의약품 안전관리 체계 보완책도 포함됐다. 의사와 치과의사는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거나 직접 조제할 때 의약품 안전성 확인 시스템을 통해 부작용과 중복 투약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

만약 정보시스템의 물리적 결함이나 손상 등 불가피한 사유로 전산망을 사용할 수 없다면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방법으로 의약품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이때 시스템을 쓰지 못한 사유와 대체 확인 방법을 의무적으로 기록하고 보관해야 하기에 환자 안전의 공백을 막을 수 있다.

의료기관 개설 절차도 강화된다. 시장·군수·구청장은 의료기관 개설 신고를 수리할 때 개설자가 법인이라면 주무관청으로부터 정관의 변경 허가를 받았는지 혹은 설립 허가를 얻었는지 의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정신병원의 진료 환경 변화도 주목된다. 정신병원에 추가로 설치할 수 있는 진료과목에 한의과가 새로 도입된다. 모든 정신병원은 한방내과, 사상체질과, 침구과, 한방신경정신과, 한방재활의학과를 추가로 설치할 수 있다. 여기에 내과나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특정 전문과목을 이미 운영 중인 정신병원이라면 한방부인과와 한방소아과,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까지 확대 설치가 가능하다.

이번 시행규칙은 공포 즉시 시행된다. 다만 감염관리실 인력 교육 기준 개정은 9월 1일부터, 의약품 정보 확인 절차 규정은 12월 24일부터 적용된다. 감염관리실 교육 규정은 현장 혼선을 고려해 2028년 1월 1일 이후 처음 실시되는 교육부터 적용된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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