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걱정 마"…동굴 고립 9일 만에 첫 생환

입력 2026-05-30 16:35  


라오스에서 폭우로 침수된 동굴에 9일간 갇혀 있던 주민 1명이 처음으로 구조됐다.

30일(현지시간) AP·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밤 라오스·태국 구조대원들은 동굴 속 생존자 5명 중 1명을 무사히 구조했다며 소셜미디어에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이 주민은 구조대원들의 부축을 받고 비틀거리며 동굴을 빠져나온 뒤 의료 검진을 위해 옮겨졌다. 구조대원들은 비좁은 동굴 통로를 통해 약 37분이 걸려 안전한 곳까지 이동시켰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0일께 라오스 중부 사이솜분주 롱쨍 지역 동굴에 들어간 현지 주민 7명이 폭우로 출구가 물에 잠겨 고립됐다. 지난 27일 구조 잠수사들이 동굴 입구에서 약 300m 떨어진 지점에서 이들 중 5명이 살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건강은 대체로 양호했지만 탈수와 식량 부족으로 체력이 매우 떨어진 상태였다. 나머지 2명은 여전히 수색 중이다.

태국인 구조 잠수사 노라셋 빨라싱에 따르면 생존자 중 캄라라는 주민은 그에게 "더 이상 갈 수 없다. 힘이 하나도 없다"며 즉시 꺼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다른 생존자 무에드는 노라셋이 촬영한 영상에서 "엄마, 아빠 걱정하지 마. 나는 아직 강하고 건강해. 내일 집에 갈 거야. 엄마 아빠 사랑해"라고 말했다.

구조대는 생존자들에게 식수와 부드러운 음식·은박 담요를 제공하며 추가 구조를 준비 중이다. 펌프로 물을 퍼내 안전한 통로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전날 아침 다시 내린 비로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수중 통로를 잠수해야만 탈출 가능한 상황에서 생존자들에게 수영법·스쿠버다이빙 잠수법을 가르쳐 탈출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 번에 7~10시간씩 동굴 안에서 구조 작업을 이어온 구조대원 여럿도 탈진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구조대원 껭까드 봉까웡은 페이스북에 "한 명이 동굴에서 안전하게 나왔다"면서 "나머지 (생존자) 네 명의 상태를 확인하고 내일 나머지 두 명을 수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조 작업이 매우 어렵다. 수백m에 달하는 좁은 통로를 통해 사람들을 이동시켜야 하고 수중 잠수도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생존자들의 건강이 구조대를 기다리는 동안 악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당국자들은 평소 산에서 식량 채집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주민들이 동굴에서 특이한 색의 바위·모래를 발견하고 금이 있는지 확인하려 들어간 것으로 파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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