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 열어보기 무서워"…블랙먼데이에 개미들 '패닉'

입력 2026-06-08 11:11   수정 2026-06-08 16:00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8,000선 아래로 주저앉으며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주가 급락으로 빚을 내 투자한 계좌들의 반대매매 우려가 커진 것은 물론, 급락장에서 레버리지 상품은 목표로 했던 수익률의 두 배가 아닌 두배의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7조7천37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9일 기록한 38조원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개인 투자자들이 그만큼 빚을 내 투자한 것이 많다는 의미다.

신용거래융자는 통상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을수록 늘어난다. 하지만 일정 기간 내에 이를 갚지 못하면 주식이 강제로 청산돼 특히 급락장에서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로 이어진다.

초단기 빚투(빚내서 투자)로 분류되는 위탁매매 미수금은 지난 5일 1조8천292억원으로 늘어나면서 다시 2조원에 다가서고 있다. 전장보다는 무려 5천억원이 불어나면서 미국과 이란의 전쟁 발발 이후인 지난 3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거래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2거래일 안에 대금을 갚아야 하지만, 이를 갚지 못하면 3거래일째 주식이 강제로 매각된다.

지난달 26∼28일 수십억대였던 반대매매 금액은 이달 들어 수백억원대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331억원이 강제 처분됐고, 2일과 4일에도 168억원과 243억원이 반대매매로 팔려나갔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대금을 갚지 않으면 3거래일째 주식이 하한가(-30%)에서 강제 매각된다. 이 때문에 개인 투자자에게 큰 손실이 되는 것은 물론,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이날 오전 10시 40분 기준 코스피는 7% 넘게 하락하며 7,500선에서 거래됐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급락의 직격탄을 맞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오전 9시 30분 기준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전장 대비 15.70% 내린 1만9천525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16.50% 하락한 1만6천520원을 기록했다. 다른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들도 13∼17%대 하락률을 나타냈다.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역시 10%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14.36% 떨어진 2만1천895원,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11.98% 하락한 2만760원에 거래됐다.

반면 두 종목의 주가 하락 시 2배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곱버스' 상품인 'PLUS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인버스2X'와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만 각각 13.94%와 5.78%의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지난달 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출시 이후 직전 거래일인 지난 5일까지 주요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순매수세를 이어왔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개인 투자자가 7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5월 27일∼6월 5일 순매수액이 총 2조425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은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역시 상장 당일부터 지난 5일까지 매도 우위를 이어가 해당 기간 총 1조9천739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지난 5일부터 2거래일 연속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격히 내림에 따라 '음의 복리효과'가 나타나는 레버리지 상품의 특성상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는 2배 이상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5일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16종의 순자산총액은 전 거래일보다 10.3% 줄어들었다.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방한을 계기로 반도체주 추가 상승을 기대했지만 정반대 결과가 나오자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 평가손실을 밝히며 공포를 호소하는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보유중이라는 한 주식 카페 이용자는 "너무 무서워서 계좌를 열어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이번 급락을 일시적 조정으로 보고 추가 매수 계획을 밝히고 있다. 국내 증시가 아직 고점에 도달하지 않았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AI 투자 확대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반도체 업황과 AI 수요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유효한 만큼 조정 이후 재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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