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원칙인 스튜어드십 코드가 10년 만에 손질된다. 2016년 도입 이후 사실상 첫 전면 개정된다.
한국거래소와 한국ESG기준원은 8일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금융위원회 후원으로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한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공청회를 개최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가 고객 자금을 운용할 때 지켜야 할 수탁자 책임 원칙이다. 법적 강제력은 없는 민간 자율규범이다.
현재 257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지만, 지난해 11월 기준 주주활동 이행 내역을 공시한 곳은 23곳(9.2%)에 그쳐 무늬만 가입 논란이 일고 있다. 가입만 해도 연기금 위탁운용사 선정에서 가점을 받는 구조라 실질적 이행이 따르지 않는 형식적 가입이 누적됐다는 지적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축사에서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개정되는 점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결국 중요한 것은 자율과 책임의 균형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율규범으로서의 성격은 유지하되 수탁자로서의 책임 이행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덕교 한국ESG기준원 스튜어드십코드센터장이 개정안의 구체적 내용을 발표했다. 관련 내용안은 한국ESG기준원 홈페이지에서 열람 가능하다.
개정 내용을 보면 우선 적용 대상이 넓어진다. 그간 국내 상장주식에 한정됐던 적용 범위를 채권·인프라·비상장주식·해외 자산 등으로 확대해 기관이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적용 자산이 늘면서 '주식 매각'이라는 표현은 '투자 철회'로 바뀐다.
가장 큰 변화는 ESG·지속가능성의 반영이다. 지배구조에 머물던 수탁자 책임 활동의 범위를 환경·사회까지 넓힌다. 기관투자자가 단기 성과뿐 아니라 장기적 기업가치와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하도록 한 것이다.
주주활동의 결과를 실제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하도록 했다. 보다 책임 있고 효과적인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취지다.
이행점검 체계도 새로 들어간다. 기관투자자는 매년 이행활동 보고서를 한국ESG기준원에 제출하고, 발전위원회가 3년마다 이행 여부를 점검한다. ESG기준원은 참여 기관 명단 등을 공개한다. 이 밖에 집합투자업자 용어 정비, 서비스 제공 기관에 ESG 평가·데이터 기관 추가, 협력적 관여와 단계적 관여 강화 근거 마련 등도 담겼다.
한국ESG기준원은 이날부터 26일까지 개정안 의견을 받는다. 점검 대상은 2026년 자산운용사·연기금을 시작으로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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