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걱정은 오히려 덜었는데…오라클 실적에 월가는 왜 던졌을까 [마켓무버의 국장 힌트]

신인규 기자

입력 2026-06-11 07:41  

물가 걱정은 오히려 덜었는데…오라클 실적에 월가는 왜 던졌을까 [마켓무버의 국장 힌트]

미 증시 살펴보며 한국 증시 투자아이디어까지 찾는 마켓 무버입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CPI 상승률 데이터가 나왔지요. 이 지표를 시장이 어떻게 이해했는지 제대로 보려면 오늘은 하락 마감한 뉴욕증시 3대지수 종가보다 시초가를 보시는 게 필요하겠습니다.

CPI 상승률이 전년비 4.2%로 3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는 헤드라인이 미 경제 매체를 장식하는 동안에도 초반 미 증시는 오히려 상승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4.2%라는 전년 대비 상승률은 시장이 예측하던 수준이었고요.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CPI 상승률은 한 달 전보다 0.2% 오르며 시장 예상을 오히려 밑돌았습니다.



안전자산의 움직임도 미 증시 하락 요인이 인플레이션 우려가 아닐 수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4,200달러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인플레 걱정이 크다면 인플레 헤지 수단의 가격이 올라갔어야겠지요.

스콧 헬프스틴 글로벌 X ETF 투자 전략 총괄은 "이번 CPI 보고서는 인플레이션이 과열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투자자와 연준에 확신시켜 줄 것"이라며 "CPI 수치는 상승했지만, 물가 상승 속도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 정도의 물가 상승 속도로는 조기 금리 인상을 이야기하기 적절하지 않다는 컨센서스가 시장에 형성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분석들이 월가에서 나오는 겁니다.

그럼에도 오늘장 미 증시, CNN 공포와 하락지수는 33으로 조금씩 '극단적 공포'로 향해가고 있습니다. 미 증시 하락과 우려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CPI의 세부 데이터보다 다른 부분들을 기사에 더 많이 할애해야겠습니다. 미군의 이란 타격이 이어지고 있는 중동 문제와 함께 기업 한 곳을 주목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오라클입니다.


브로드컴에 이어, 오라클 너마저
클라우드 기업 오라클도 실적 자체는 좋았습니다. 분기 매출 191억 8천만 달러, 주당순이익(EPS) 2.11달러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지요. 이 기업의 수주 잔고라고 볼 수 있는 잔여 이행 의무(RPO)는 지난 5월 말 기준 6천380억달러로 집계됐으니 지난해보다 수주 잔고가 363% 늘어난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오라클의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은 57억 9천만 달러로 예상을 상회했지만, 인프라형과 소프트웨어를 합친 클라우드 매출은 99억 1천만 달러로 예상을 하회했습니다. 이 와중에 연간 자본 지출은 557억 달러로 기존보다 늘었고요. 내년에는 40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가운데 200억 달러는 유상증자를 통해서 조달하겠다고 밝힌 점이 기존 주주들에게는 좋지 않습니다. 유상증자 방식과 시점에 따라 주가 희석 가능성이 열린 거니까요.

돈 빌려서 돈 버는데, 재무 부담이 커지면 좋지 않겠죠. 클라우드 매출 부문에서 나타난 미묘한 기대치 하회도, 인텔과 AMD 등 오라클과 협력하는 반도체 공급사들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입니다. AI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의 걱정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장면들이 이번에도 반복된 겁니다.
간밤 미 증시 움직임이 오늘 우리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궁금하신 점과 의견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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