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 나선 오현규(베식타시)가 38도 고열을 딛고 교체 투입 11분 만에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오현규는 12일(한국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35분 골망을 갈라 2-1 역전승을 견인했다. 자신의 첫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터뜨린 감격적인 데뷔골이다.
4년 전 카타르 대회에 등번호 없는 예비 선수로 동행하며 다음 대회에는 '18번'을 달고 나서겠다고 다짐했던 그는, 첫 경기부터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데뷔골을 쏘아 올렸다.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오현규는 "첫 월드컵이지만, 4년 전에 형들이 하는 걸 가까이서 봤기 때문에 떨지 않고 잘할 수 있었다"며 "4년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개인적인 기량도 크게 성장했고, 유럽 선수들과 부딪힐 때도 자신감이 있다 보니 제가 득점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난다. 경기 내내 어떻게 뛰었는지, 골은 어떻게 넣었는지 기억이 안 나서 영상을 보고 '내가 골을 넣었구나' 했다"고 벅찬 감정을 전했다.
사실 이날 오현규는 경기에 나서지 못할 뻔했다. 그는 "점심을 먹고 갑자기 38도까지 열이 엄청나게 올랐다"며 "오늘 정말 뛸 수 있을까,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는데 의무팀 선생님들이 극진하게 보살펴 주신 덕분에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이렇게 골을 넣으려고 그렇게 아팠던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특히 이 특별한 순간을 더욱 빛낸 것은 관중석에서 지켜본 부모님이었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추어탕 가게를 운영하는 오현규의 부모님은 최근 식당에 '장기 휴무' 안내문을 붙이고 멕시코 원정길에 동행했다. 오현규는 "지금부터 한 달 뒤에는 부모님이 가게 문을 열지 않으셔도 되게끔, 제가 남은 경기를 더 잘해서 앞으로도 편하게 모셔야 할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한국은 오는 19일 같은 장소에서 개최국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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