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못 살 수도"…ESG 규정에 유럽 펀드들 딜레마

입력 2026-06-12 17:41  


사상 최대 규모의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유럽 자산운용사들이 스페이스X 주식을 살 수 있는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의견을 가르는 이유는 EU가 2021년 도입한 '지속 가능 금융 공시 규정'(SFDR)이다. 이 규정은 유럽의 펀드들이 기업에 투자할 때 지속 가능성과 환경 보호, 건전한 거버넌스(지배 구조) 등을 준수하도록 요구한다. FT는 6조 유로에 달하는 유럽대륙 자산의 절반 이상을 운용하는 많은 펀드가 이 규정을 엄격히 지킬 경우 스페이스X 주식을 살 수 없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의 한 대형 자산운용사 임원은 "스페이스X가 좋은 거버넌스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기 어렵다. SFDR를 준수하려는 많은 유럽 펀드는 스페이스X 주식을 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FDR 기준상 스페이스X가 많은 유럽 ESG 펀드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유럽에서 ESG 투자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의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많은 유럽 ESG 펀드가 보유하고 있다. SFDR는 투자 대상 기업이 건전한 지배구조를 따라야 하며, 운용사는 경영과 직원 관계, 보수 체계, 세금 준수 등에 대한 평가 방법을 공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평가도 엇갈린다. 애버딘의 지속가능성 책임자 스튜어트 리딕은 "ESG 평가기관들이 사용하는 거버넌스 기준을 적용한다면 스페이스X는 최하위 수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반면 ABN 암로 인베스트먼트 솔루션의 최고투자책임자(CIO) 크리스토프 부셰는 "거버넌스 규칙을 엄격하게 보지 않는 고객들도 있다. 투자 규칙이 그렇게 고정돼 있지는 않다"고 했다.

스페이스X가 IPO를 신청한 이후로는 지배구조와 주주 권리 제한, 내부자 간 통제 집중, 잠재적 이해 충돌, 이사회 독립성, 보수 감독 부족 등 우려가 제기돼 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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