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를 마친 스페이스X가 상장 이튿날에도 20% 가까이 급등하며 시가총액 2조5,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스페이스X 성공적인 데뷔는 AI 관련 초대형 IPO 시장에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만큼 오픈 AI 등 대형 AI 기업들의 상장 가능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시장에서는 우선 미국 나스닥100, MSCI등 글로벌 주요 지수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이 주가에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감과 함께 향후 보호예수(록업) 해제 이후 상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16일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12일 나스닥시장에 상장해 공모가(주당 135달러) 대비 19.3% 오른 주당 161.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상장 첫날 19% 급등한 데 이어 이틀 만에 공모가(135달러) 대비 42% 이상 뛰었다. 시가총액은 2조5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세계 시가총액 순위 상위 6위권에 안착했다.
이번 주가 상승으로 스페이스X의 시장가치는 하루 동안 4,120억달러 늘어났다.
이날 스페이스X는 기업공개(IPO) 주관사들의 초과배정(over-allotment) 옵션을 행사해 8330만주를 추가로 매각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총 조달 금액은 862억달러로 증가했다. 투자설명서에 명시된 5억달러의 수수료를 제외하면 857억달러 수준이다.
스페이스X가 상장 이틀째에도 강세를 보이며 시장이 대규모 IPO를 소화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해소됐다. 앤트로픽과 오픈AI와 같은 대형 경쟁사들의 상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됐고 올해 시장 상승을 주도해온 인공지능(AI) 랠리 신뢰도 강화에 기여했다.
지수 제공 업체 FTSE러셀은 신속 편입 규정을 통해 스페이스X의 러셀지수와 FTSE지수 편입 자격을 부여했다. 이에 따라 상장 후 5거래일이 지나는 오는 18일부터 러셀1000 등 지수의 추종 자금이 스페이스X를 매수할 가능성이 높다.
나스닥100지수 역시 7월6일을 전후해 편입될 예정이다.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의 주요 편입 종목이 되면 수요가 추가 생기고 랠리가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기준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파생상품, 펀드 등의 자금은 1조4,104억달러(약 2,150조원)에 이른다. KB증권은 매체에 "상장 후 약 3주 동안 FTSE, MSCI, 나스닥100을 통해 약 130억~170억달러의 기계적 매수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8월부터는 보유 지분의 단계적 '록업 해제'가 예고돼 있어 주의해야 한다. 스페이스X의 상장 초반 유동 주식 비율은 4.3%이지만 스페이스X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상되는 8월께 록업 물량의 최대 20%가 해제된다.
여기에 2분기 실적 발표 후 10거래일 중 5거래일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30% 이상(주당 175.5달러) 높으면 추가로 10% 물량이 더 해제된다. 이후 단계적으로 록업 물량 해제가 이뤄져 12월께 모든 록업 물량이 풀린다. 록업 물량은 전체 스페이스X 주식의 53.7%에 달한다.
스페이스X가 일론 머스크 소유의 다른 기업과 복잡한 지분·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점도 투자자가 유의할 점으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IPO가 사실상 머스크의 'AI 제국' 전체에 대한 베팅이라고 분석했다. 스페이스X, 테슬라, xAI, 뉴럴링크, 보링컴퍼니가 자본과 인력, 인프라를 서로 주고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2022년께 테슬라는 인공지능(AI) 업체 xAI에 20억달러를 투자했고, 올 2월 xAI는 스페이스X에 합병됐다. 이 때문에 이번 IPO에서도 스타링크의 수익이 적자가 큰 xAI를 떠받치는 구조가 됐다는 투자자의 비판을 받았다. 스페이스X는 테슬라로부터 20억달러(약 3조원)를 출자받기도 했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는 공동으로 1190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생산 공장 '테라팹'을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상황이다.
머스크는 "회사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꼽았지만 일각에서는 머스크에게 집중된 지배구조 문제에 계속 우려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IPO 이후에도 머스크는 스페이스X의 85% 의결권을 유지해 해고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250억 달러 규모 덴마크 교사·학계 직역 연기금인 아카데미커펜션(AkademikerPension)의 안데르스 셸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스페이스X에 대해 "심각하게 과대평가됐고 거버넌스 구조가 재앙적"이라며 투자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 시립대 교수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머스크의 '기업 제국'은 인간 폰지 구조"라며 "테슬라가 전기차시장을 앞서 열었고 스타링크도 중요한 서비스이자 사업성이 있는 모델이지만 그의 부는 머스크의 천재성을 믿는 투자자가 관련 기업 주식을 사들이고, 주가 상승이 다시 머스크의 평판을 키우는 자기실현적 믿음에 기대 왔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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