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 무산으로 투자자들이 불만을 터트리는 와중에 한국과 미국 간 공모체계 차이가 부각되면서 금융당국이 제도 손질에 나설지 주목된다.
올 하반기에는 앤트로픽·오픈AI 등 미국 대어들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줄줄이 예정되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페이스X 상장 대표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미래에셋증권에 아직 한국 몫의 공모주 전량 삭감 사유를 전달하지 않아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과 미국 간 공모체계 차이가 원인이라고 지목하기도 한다.
미국 IPO는 주관사가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물량을 배정한다. 국내에서는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 청약을 받으려면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청약 절차를 밟아야 한다.
또 국내는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를 위해 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효력 발생까지 최소 15영업일이 걸린다. 반면 스페이스X는 미국 규정에 따라 상장 1주 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양국 간 공모체계 차이로 인해 이번과 같은 문제가 생긴 것이라면 제도 변경이 없는 한, 향후 앤트로픽·오픈AI 등 미국 대형사 상장 때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은 이르면 오는 9∼10월께 각각 상장될 전망이다.
금융당국도 이런 상황을 인지해 현재 미래에셋증권 검사도 제재보다 구체적인 경위 파악을 통한 재발 방지와 투자자 보호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투자자를 보호하면서도 기회를 줘야 한다"며 "해외에서는 되는데 국내에서는 안 되는 문제는 없는지 등, 지금은 상황을 정확히 평가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다만 당국이 신속히 제도 손질에 나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있다. 고환율 문제가 부상한 상황에서 국내의 미국 공모주 청약이 활성화되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기존 공모체계가 투자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 만큼 문턱을 성급히 낮췄다가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투자자, 업계, 금융당국, 정부 등 각자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결국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공감대부터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미즈호증권은 미래에셋증권과 동일한 물량 배정이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7배 이상 많은 물량을 배정받아 '코리아 패싱'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간 국내에서는 일부 증권사가, 브로커 역할을 하는 현지 기관투자자와 연계해 미국 공모주 청약대행 서비스를 제공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인수단에 직접 참여했다가 무산됐다. 이에 국내 자본시장 인지도 제고가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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