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서명 순간 "브라보"…'베르사유궁 환대' 통했다

입력 2026-06-18 19:3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초청 만찬 도중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전격 서명했다. 당초 예정된 공식 서명식에 앞선 깜짝 행보로, 이로써 양국 간 종전 합의가 공식 발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밤 베르사유 궁전 만찬장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으로부터 이란과의 종전 MOU 문서를 전달받아 그 자리에서 친필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직후 "장담하건대 이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합의문을 만찬장 참석자들에게 들어 보였고, 바로 옆자리에서 이를 지켜보던 마크롱 대통령은 "브라보"라고 외치며 박수로 축하했다.

당초 미국과 이란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대면 서명식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 문안에 기습 서명하면서 종전 MOU 발효 시점이 앞당겨졌다. 이 자리에는 양국 정부 관계자와 경제계 인사 등 약 30명이 함께 자리했다.

이번 베르사유궁 만찬은 G7 정상회의 종료 후 미국 독립 25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마크롱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따로 초청하면서 성사됐다. 프랑스 입장에서 베르사유 궁전은 양국 우호의 깊은 상징성을 지닌다.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미국이 독립 전쟁(1775∼1783년)을 벌일 당시 루이 16세가 이끌던 프랑스가 미국 편에 서서 승리를 도왔고, 미국의 독립을 공식 인정한 1783년 파리 조약 당일 베르사유 궁전에서도 영·프 간 별도의 평화조약이 체결된 역사적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BFM TV와의 인터뷰에서 "베르사유는 역사의 힘을 상기시키고 프랑스가 무엇을 잘하는지 보여주며, 영감을 주는 장소"라며 '평화의 순간'을 환영했다.

실제로 마크롱 대통령 부부 내외는 평소 베르사유 궁전 관람을 희망했던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궁전에서 가장 화려한 공간인 '거울의 방'을 비롯해 미국 독립 전쟁을 주제로 한 전시실을 직접 안내하고, 왕실 예배당 콘서트 관람까지 주선하는 등 극진히 환대했다.

프랑스 정계 일각에서는 관세를 무기로 자국을 압박해 온 트럼프 대통령을 지나치게 대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미국·이란 종전 합의문 서명이라는 역사적 장치로 베르사유궁을 활용하면서, 국제 무대에서 프랑스의 외교적 존재감을 강렬하게 과시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베르사유궁 만찬을 끝으로 지난 15일부터 이어진 프랑스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미국으로 귀국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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