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7월 세법 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보유세와 양도세 인상을 사실상 공식화했습니다.
부동산세 인상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밝혀왔던 이재명 정부가 불과 출범 1년 만에 증세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건설사회부 신재근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신 기자, 정부의 부동산 증세가 임박한 것 같은데, 그 배경이 뭡니까?
<기자>
현재 이재명 정부는 반도체 호황과 주가 상승으로 인한 자산효과가 자산시장, 특히 부동산 시장으로 흘어드는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선거 패배 이후 규제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최후의 카드'인 증세를 꺼내 든 것은 그만큼 최근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뜻입니다.
부동산 증세를 제기한 곳 역시 청와대입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0일 자신의 SNS에 "올해 말과 내년 초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라며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공식화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보유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축소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정부의 증세 기조는 뚜렷한 상황입니다.
<앵커>
다음 달 세제 개편안 발표 때 보유세 인상에 무게가 실리고 있죠?
<기자>
당장 고가 주택과 다주택자, 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한 고강도 증세 카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법을 바꿀 필요 없이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리거나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여 보유세를 대폭 인상하는 간접 증세 방식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또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양도세를 높일 가능성이 큽니다. 실거주 목적의 장기 보유 혜택은 유지하면서 투자 목적인 비거주 장기 보유에 대한 공제율은 대폭 줄이는 방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보유세를 올리되 거래세, 취등록세와 양도세를 낮추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매물 잠김을 최대한 늦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데다, 부동산 증세라는 비판도 일부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등록 임대 사업자에 대한 기존 세제 혜택을 축소해 매물로 나오도록 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는데요. 이 방안은 임광현 국세청장이 직접 주장한 겁니다.
규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주택자나 비거주 1주택자가 매물을 팔도록 유도하는 '출구 전략'을 병행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앵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이면 세금이 얼마나 늘어나는 겁니까?
<기자>
표를 보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신한프리미어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였을 때 내는 세금을 추정한 자료인데요.
서울의 대표 고가 주택인 한남더힐 한 채를 6년간 보유했다고 가정했을 때 올해 공시가격 기준으로 보유세는 7,600만 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로 높이면 보유세가 8,700만 원으로 1천만 원 넘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율을 90%로 올려도 보유세가 8,700만 원으로 같은데, 그 이유는 한 해에 세금을 올릴 수 있는 상한선이 전년도의 150%로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반포 아크로리버파크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로 올렸을 때 보유세를 300만 원 더 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내년에 적용할 공시가격 분부터 세금 인상 상한을 올릴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앵커>
그런데 세금으로 집값 잡기는 과거 문재인 정부에서 한 차례 실패하기도 했고, 또 조세 저항도 만만치 않을 텐데 효과는 있겠습니까?
<기자>
오늘 서울 강남권에 거주하는 시민들 의견을 한 번 들어봤는데요. 노령층이나 청년층 모두 불만이 상당했습니다.
당장 소득이 적은 노령층은 진퇴양난이라는 반응을 보였고, 젊은 층들은 세금을 올릴 경우 전·월세 가격으로 전가될 거라며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정성만 / 서울 서초구(78세): 달랑 아파트 하나 있거든요. 세금 다 내고 팔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보유하면 또 보유세 나오죠. 완전히 진퇴양난이야.]
[한창훈 / 서울 서초구(30대) : 부자들한테 그 세금을 이렇게 징수하는 것 같지만 다 서민들한테 전가시키는 거라고 생각해요. 세금을 뜯어가는 거기 때문에 계속 악순환으로 (집값이) 점점 더 오르고 (세금) 뜯고 (집값) 오르고.]
공급을 동반하지 않은 수요 억제 중심의 증세가 장기적으로 심각한 시장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경고도 많습니다.
또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축소할 경우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구조적인 전월세 대란에 기름을 끼얹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오세훈 서울시장도 정부가 부동산 증세를 시사한 것에 대해 "공급은 막아둔 채 세금으로만 집값을 잡겠다는 실패한 길을 기어이 다시 가려 하고 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건설사회부 신재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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