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고 또 오르네"…선거 끝나자 가격 폭발 [참견하는 기자]

박승원 기자

입력 2026-06-26 05:30  



정부가 눌러왔던 먹거리 가격 인상 움직임이 6·3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폭발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 눈치를 보던 식음료·외식 기업들이 도미노처럼 가격 인상의 고삐를 풀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인상 자제' 압박이 이제 약발을 다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기업들도 조만간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에 중동 사태에 따른 고물가·고환율이 겹친 '3고(高)' 현상이 지속되면서 서민 물가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선거 끝나니…기다렸다듯 가격표 새로 썼다



26일 아워홈은 자사 냉동 도시락 브랜드인 '온더고'의 일부 제품 가격을 7.7%씩 인상한다고 밝혔다. 다음달 1일부터 '온더고' 12개 제품의 가격을 기존 6,480원에서 6,980원으로 500원(7.7%) 올리는 것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최근 주요 원·부재료비 및 제조원가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온더고 일부 제품의 판매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며 "이번 가격 인상을 통해 장기적으로 보다 높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고 안정적인 공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워홈에 앞서 롯데칠성음료도 지난 23일 칠성사이다·펩시콜라 등 12개 브랜드·44개 품목의 출고가를 이날부터 평균 5.3% 인상한다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가 가격 인상에 나선 건 지난 2024년 6월 이후 2년여 만이다.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 역시 지난 9일부터 새마을식당·역전우동 등 11개 외식 브랜드의 일부 메뉴 가격을 평균 약 11% 인상했다. 가격이 오르는 메뉴는 전체 메뉴의 20% 수준이다.

커피업계도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이 가운데 메가MGC커피는 지난 19일부터 할메가커피·왕할메가커피·할메가미숫커피 등 3종 가격을 각각 200원씩 인상했고, 이디야커피도 지난 6일부터 일부 스틱커피 제품 가격을 최대 15.2% 올렸다.

고금리 기조에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와 고환율,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이 겹치면서 식음료·외식 업계 전반의 원가 부담이 한계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실제 국제유가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고공행진하는 흐름을 보였고, 식음료 업계가 사용하는 알루미늄과 플라스틱 원료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물류비와 인건비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기업들의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한계 드러낸 정부 압박…먹거리 인상 물결치나



그간 정부의 '인상 자제' 압박에 손실을 감내하던 식음료·외식 기업들이 선거 이후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서 정부의 압박이 한계에 부딪힌 모습이다.

식음료·외식 기업들이 도미노처럼 가격 인상에 동참하면서 정부의 '인상 자제' 압박이 약발을 다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지방선거로 가격 인상을 자제했던 식음료·외식 업계가 수익성 보존을 이유로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며 "선거 전과 달리 정부의 역할이 비교적 제약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먹거리 가격 인상 기조가 올해 하반기 내내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업체들도 일제히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빙그레, 삼양식품, 매일유업 등 주요 기업들 역시 원가 부담에 제품 가격을 올릴 것이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잇따른 먹거리 가격 인상에 소비자 체감 물가 역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하며 올해 들어 가장 큰 오름폭을 기록했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도 3.3% 상승했다.

여기에 최근 미국의 물가 재상승 우려와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은 달러 강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하반기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울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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