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진 유럽에서 평년보다 초과 사망자가 1,300명 이상 나왔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8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6월21일 이후 유럽에서 고온과 관련한 초과 사망자가 1,300명을 넘는 것으로 기록됐다"고 적었다.
이번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큰 프랑스 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프랑스 공중보건청(SPF)에 따르면 24일 기록된 사망자는 모든 원인을 통틀어 1,200명 이상으로 집계됐고, 25일과 26일엔 하루 1,4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 4월과 5월 하루 평균 사망자가 900명∼1,0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일일 수백명, 24일 이후로 사흘간 대략 1,000명의 추가 사망자가 생긴 셈이다.
사망자 증가는 폭염 적색경보가 발령된 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파리를 포함한 수도권과 북서부 노르망디, 브르타뉴, 중서부 루아르, 보르도를 비롯한 남서부 지역이 대표적이다.
SPF는 확인된 사망자의 85%가 65세 이상 고령자로 파악됐으나, 초과 사망자가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한 만큼 폭염이 전 인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폭염으로 북유럽 덴마크까지 여러 나라가 역대 최고기온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덴마크 기상청은 27일(현지시간) 핀섬에 있는 오덴세의 기온이 36.6도로 측정돼 1874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연중 최고기온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기존 덴마크 최고기온은 1975년 8월 관측된 36.4도였다.
스위스도 이날 오후 1시30분께 바젤의 기온이 39.0도까지 올라 전날 38.8도에 이어 이틀 연속 신기록을 세웠다.
이번 폭염으로 유럽 인프라의 무방비 상태도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이례적으로 40도가 넘는 폭염이 덮친 독일에서는 대부분의 구간에서 속도제한이 없는 아우토반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열에 팽창한 아스팔트가 갈라지면서 베를린 외곽 2번 고속도로를 비롯해 함부르크 7번 고속도로, 바이에른주 93번 고속도로 등 주요 도로 곳곳에서 차량 통행이 통제되는 바람에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독일을 동서로 연결하는 2번 고속도로는 적어도 28일 오후까지 폐쇄될 예정이라고 dpa통신은 전했다.
프랑스와 스위스에서는 냉각수 과열에 원전 가동이 일시 중단되거나 출력을 낮추면서 전력망에도 과부하가 걸렸다.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에서는 7만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기는 일도 벌어졌다.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은 유럽 대부분의 학교도 무더위에 일시 휴교하거나 수업 시간을 조정해야 했다.
영국 전국교사연합(NASUWT)은 일부 지역 교실 온도가 40도까지 오르면서 소속 교사 여러 명이 수업 중 기절했다고 밝혔고, 프랑스 교사 노조는 당국의 폭염 대책 부재를 비판하면서 파업 가능성을 경고했다.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은 "열 스트레스는 흔히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데, 유럽의 주택과 직장, 학교는 이런 기온을 견딜 수 있도록 지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한 세대에 한 번' 발생하던 폭염이 이젠 거의 매년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이미 경고를 받았다"며 유럽 국가들에 "폭염 대비 보건 대책을 시행할 것을 장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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