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이 기록적인 폭염에 신음하면서 이동식 에어컨을 비롯한 중국산 냉방가전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일부 중국 가전업체는 유럽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을 24시간 가동하며 생산 확대에 나섰다.
30일 홍콩 성도일보는 '중국관찰' 코너에서 유럽 현지 맞춤형 설계를 갖춘 중국산 이동식 에어컨이 폭염을 이겨내게 돕는 '구세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의 냉매 관련 규정, 독일의 소음 기준, 이탈리아의 노후·역사 건축물 외벽 규제 등으로 일반 에어컨 설치가 까다로운 상황에서 복잡한 설치 과정이 필요 없는 중국산 이동식 제품이 급부상했다는 설명이다.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를 패러디해 중국산 이동식 에어컨을 신이 내려준 것처럼 묘사하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앞서 로이터통신도 지난 25일 유럽의 폭염으로 아시아 에어컨 제조업체들이 호황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중국 메이디, 한국 삼성전자·LG전자, 일본 미쓰비시전기 등의 판매가 일제히 호조를 보였다. 메이디 측은 로이터에 이동식 에어컨 주력 모델 '포르타스플
릿'(PortaSplit) 수요가 급증해 중고 제품 가격이 신제품 가격을 넘어서는 경우도 나타났다며 "5월 마지막 2주간의 폭염이 판매를 크게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매체도 자국산 에어컨 열풍을 소개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에어컨 보급률이 비교적 낮은 프랑스·스페인·독일·영국 등 서유럽 시장에서 메이디의 에어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70% 넘게 늘었다. 메이디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공장을 24시간 가동하기 시작했다. 또 다른 가전업체 그리전기도 1~6월 유럽 지역 에어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0% 넘게 늘었으며 글로벌 유통업체 재고가 바닥나고 있다고 중국 경제매체 이차이에 밝혔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런 사례를 들어 유럽 측이 지적해온 중국의 공급 과잉 문제를 반박하기도 했다. 지난 27일 사설에서 "유럽의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유럽이 중국산 에어컨을 더 많이 수입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며 "이러한 모습은 EU의 정책 입안자들이 신중하게 살펴볼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이동식 에어컨뿐 아니라 햇빛 가리개용 모자, 휴대용 선풍기, 냉감 이불 등 다양한 중국산 냉방 제품이 유럽 전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이는 강제가 아닌 실제 수요에 따른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유럽을 휩쓸며 기록적인 초여름 더위를 몰고 온 열돔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중부유럽과 동유럽이 며칠째 절절 끓고 있다. AFP의 추산에 따르면 유럽에서 35도 이상의 고온에 노출된 사람은 최소 1억9,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