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 탓 아니다"…벤투 감독의 진심 조언

입력 2026-07-01 13:20   수정 2026-07-01 13:22

파울루 벤투 전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연합뉴스
한국 축구가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파울루 벤투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재건을 위해서는 책임을 인정하고 원점부터 다시 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벤투 전 감독은 한국의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뒤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이런 사태는 통상 한두 사람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며 48개국 가운데 34위에 그쳤다. 체코와의 1차전에서는 2-1 역전승을 거뒀지만, 이후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잇달아 0-1로 패하며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벤투 전 감독은 "1차전 결과가 좋았기에 안팎의 기대가 더 커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나 역시 한국의 1차전 후반전 경기력을 매우 인상 깊게 봤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결과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지만, 축구에서 약팀이라 여겼던 팀이 강팀을 꺾는 이변은 종종 벌어진다"면서 "이번에는 한국이 그 이변을 겪었을 뿐이고, 핵심은 이 실패를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지에 있다"고 강조했다.

벤투 전 감독은 2018년 9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약 4년 동안 팀을 이끌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뤄낸 뒤 대표팀을 떠났다. 당시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 등 강호들과 한 조에 묶였던 한국은 물러서지 않는 주도적인 축구를 펼치며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벤투 전 감독은 홍명보 감독 체제의 축구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는 피하면서도 한국 축구가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일관성'을 지목했다.

그는 4년 전 16강 진출의 큰 동력 중 하나로 "힘든 상황에서도 감독과 코치진, 선수단 사이에 자리 잡고 있던 굳건한 믿음"을 꼽았다.

벤투 전 감독은 "처음 부임했을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다 함께 팀 고유의 전술적 색깔을 확립하고, 서로를 이끌어가는 방식을 만드는 것이었다"며 "선수단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체계를 다지고, 선수들이 스스로와 그 과정을 믿게 만드는 작업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당시에도 숱한 위기와 어려운 순간들을 겪어야 했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조별리그 마지막 포르투갈전을 앞둔 벼랑 끝 상황에서도 저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되짚었다.

벤투 전 감독은 대표팀이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감독에게 충분한 시간이 보장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4년이 넘는 기간 팀을 이끌었던 반면, 자신이 떠난 뒤 한국 대표팀은 대행을 포함해 4년 동안 4명의 사령탑을 거쳤다는 점을 언급하며 대한축구협회가 이 부분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 축구의 재건을 위해서는 협회와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벤투 전 감독은 "협회 이사회나 수뇌부 등 내부적으로 많은 변화가 뒤따를 것이라는 점을 안다"면서 "하지만 내 생각에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이것이다. 한국 축구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본인의 역할과 책임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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