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류 와인 넘길테니 돈 줘"...간 큰 세관 직원들

입력 2026-07-02 06:43  



세관 직원들이 압류한 '밀수품 고가 와인'을 빼돌려 주겠다며 암시장 브로커에게 수천만원대 뒷돈을 받아 챙긴 끝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종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뇌물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세관 직원 A씨와 B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영장을 발부했다.

A씨 등은 서울 세관 조사국에서 밀수 관련 정보 수집 및 조사 총괄 등 업무 담당 직원이었다.

이들은 고가의 밀수품 와인을 빼돌려 암시장 브로커에게 넘겨주고 수천만원대의 '수고비'를 챙기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밀수품 중 음식료품은 보관상 문제로 별도의 공매 없이 폐기되는 점을 이용해 '병갈이' 방식으로 와인을 바꿔 치려고 한 것이다.

A씨 등은 와인을 구매해줄 암시장 '브로커'를 찾아 압류된 고가 와인을 빼돌리기 위한 로비를 도와주겠다는 이유를 들어 2023년 8월 3천만원가량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해 12월에는 브로커에서 4천만원 상당 금품을 추가로 요구하기도 했는데, 이 돈을 실제로 받지는 않았다.

세관 측 사정으로 당초 계획한 거래가 무산되면서 이들의 '위험한 부업'이 알려졌다.

A씨 등은 압수된 와인 400여병 가운데 고가 와인 88병(시가 5억원 상당)을 브로커에게 넘길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대다수가 공소시효 완성 등 문제로 반환되어 이들의 '거래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그런데도 A씨 등은 브로커에게 4천만원을 추가로 달라며 압류된 와인을 한 병도 넘기지 않았다. 이에 앙심을 품은 브로커가 사건을 경찰에 제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등의 금품 수수·요구가 직무와 관련해 부당한 일을 한 대가에 해당한다고 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수사대는 뇌물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보완 수사를 거쳐 로비 대행 명목으로 수수한 3천만원은 직무 관련 업무가 아닌 단순 알선의 대가라고 보고 알선수재 혐의로 죄명을 변경해 영장을 청구했다. 4천만원에 대해서는 뇌물 요구 혐의를 적용했다.

법원은 영장실질심사 후 "증거 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구속된 이들을 추가 조사하고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금품 공여자인 브로커는 영장 청구 단계에서 피의자로 입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입건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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