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갔을 뿐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어린이 78명 감염, 부모들 '절규'

입력 2026-07-07 17:38   수정 2026-07-07 20:31


파키스탄의 한 정부 병원에서 어린이 수십 명이 무더기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7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 정부의 사이드 가니 노동장관은 전날 관내 정부 병원인 '쿨숨 바이 발리카 하스피털'에서 최소 78명의 어린이가 HIV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가니 장관은 감염 원인 등을 조사해 관련자들에게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약속했다.

주 정부의 이번 발표는 감염 어린이 부모들이 수개월간 문제 해결에 매달린 끝에 나온 것이다. 부모들은 감염 의혹이 처음 불거진 지난해 11월 주 정부에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신드주 고등법원에 탄원서를 냈다.

고법은 지난 2일 해당 병원에서 HIV 감염이 발생한 이유를 설명하는 보고서를 2주 안에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며 주 정부를 압박했고, 병원에는 안전한 의료 치료를 제공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탄원서를 낸 타리크 만수르는 법정에서 "우리는 그동안 문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주 정부는 우리에게 아무런 희망을 주지 않았다"면서 "병원에서 오염된 일회용 주사기가 재사용된 뒤 아이들이 HIV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부모들은 지난 5일 신드주 주도 카라치의 언론인 단체 입주 건물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해당 병원에서 HIV에 감염된 어린이가 200여명이며 이 가운데 최소 9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병원 측 문책과 감염 어린이들에 대한 평생 치료를 요구했다.

신드주의 어린이 HIV 감염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 당국에 따르면 감염 어린이는 2024년 10명에서 2025년 70명으로 증가했고, 올해 1~3월 신드주에 HIV 감염 환자로 등록된 894명 중 어린이가 329명에 달했다.

파키스탄 의료협회(PMA)는 신드주 어린이들의 HIV 감염 증가는 당국의 감염 통제 실패를 의미한다며, 무허가 병원의 주사기 재사용을 비롯한 안전하지 않은 관행은 심각한 공공보건 우려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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