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국과 다른 '정석 바둑'…"무리한 전투 지양"
신 9단은 19일 서울 중구 청파로 한국경제TV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 2국에서 바둑 AI 카타고를 상대로 '네 집 반'차 승리했다.
1국과 마찬가지로 신 9단은 흑돌 두 점을 깐 상태에서 대국을 시작했고, 카타고는 첫수로 좌상귀 화점을 차지했다. 신 9단은 우하귀 화점으로 받았고, 카타고는 AI의 대표적인 수법으로 통용되는 삼삼(3-3)을 노렸다. 이에 신 9단과 카타고는 대형 정석에 따라 돌을 주고받으며 초반 대국을 이어갔다.
소위 '정상적인 착점'으로 시작 5분여만에 53수까지 놓이며 바둑판 우하귀 상당부분을 차지한 점은 예고된 전략 대로였다. 대국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신 9단은 "무리한 전투를 지양하고 흐름 중심의 운영으로 승부를 끌고 가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7일 진행된 앞선 대국에서 카타고는 첫 수를 화점에, 다음 수를 우상귀 4선에 세 칸 떨어진 곳에 두는 등 이례적인 행마를 선보인 바 있다. 이날 신 9단은 245수만에 흑 불계패했는데, 이를 두고 "처음 보는 백의 두 번째 수에 당황해 계획이 어긋났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탐욕 대신 실리…"전략대로 경기 이끌어"
승부처는 대국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진행된 중앙 전투였다. 신 9단이 4~5집 차이로 우세한 가운데, 한수 한수에 승부가 걸린 기나긴 접전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신 9단은 카타고에 정면으로 맞서기보다는 실리를 택하며 우위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대국을 이어갔다. 신진서 9단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반발하거나 공격하고 싶었던 장면이 수도 없이 찾아왔는데, 그때마다 많이 참으며 고통을 인내했다"면서 "중앙을 끊을 때는 더 이상 참으면 바둑이 미세해지겠다 싶어서 결행을 했고 그게 승착이었다"고 분석했다.
해설을 맡은 이현욱 9단은 "신진서 9단이 전략 그대로 경기를 만들었고, 위험하다고 느낀 순간이 있긴 했지만 과감한 전략으로 이끌어 갔다"면서 "마지막에는 수읽기 면에서도 카타고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바둑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번 승리는 4시간 50여 분, 290수에 걸친 혈투 끝에 얻은 결과물이다. '두 점 접바둑'이긴 했지만 신진서 9단은 이번 대국으로 카타고를 꺾은 최초의 바둑 기사라는 기록을 세웠다. 카타고는 승률뿐 아니라 집 차이까지 계산하도록 설계돼, 알파고 이후 최강 바둑 AI로 평가받는다.
오늘 승부로 전체 세 판에 걸쳐 진행되는 '쎈수학·한경 기신전'은 신 9단과 카타고가 한 대국씩 이긴 상태다. 인간과 바둑 AI의 최종 승부는 오는 21일 열리며 바둑TV를 통해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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