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곳곳에 대형 산불이 번지는 가운데 스페인에서는 닷새 만에 서울의 절반 면적이 불탔다. 최근의 폭염으로 고온건조한 날씨가 계속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스페인 당국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마드리드 북동쪽 과달라하라주에서 발생한 산불로 19일까지 1만3천ha(헥타르, 1ha=0.01㎢) 넘게 불탔고 16개 마을 주민 약 800명이 대피했다고 밝혔다고 AFP·dpa통신 등이 보도했다.
500명 넘는 소방관을 투입해 주거지역에 불길이 번지지 않도록 막고 있지만 강풍으로 불길이 1분에 60m씩 확산하면서 진화 작업이 어려운 상태다.
불은 농기계 작업에서 시작되어 번진 것으로 보인다.
북동부 사라고사주에서도 15일부터 산불이 확산해 현재까지 1만4천400ha가 소실되고 주민 약 1천100명이 대피했다. 사라고사 산불은 19일 현재 거의 진화된 상태다.
두 건의 대형 산불로 닷새 만에 서울시 면적(605㎢) 45% 규모의 삼림이 사라진 셈이다. 이달 9일 스페인 남부 알메리아주에도 산불이 나 산림 7천ha가 사라지고 13명이 사망했다.
올해 들어 스페인에서 산불로 8만ha 넘게 불탄 것으로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에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악의 산불 피해를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의 배에 가까운 수치다.
스페인은 올해 이미 두 차례 기록적 폭염이 덮친데 이어 이번 주 남동부 지역 기온이 45도까지 오르는 세 번째 폭염이 예보돼 있다.
독일 주간 슈피겔은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유럽에서 1천135건의 산불이 발생해 18만8천335ha가 탔다고 EFFIS 자료 등을 인용해 전했다. 최근 20년(2006∼2025년) 이 기간 평균 산불은 516건, 소실 면적은 11만2천78ha였던 것에 비하면 피해가 훨씬 컸다.
EFFIS는 이번 주 영국과 프랑스, 이베리아 반도 북부 전역에 최고 수준 산불 경보를 내렸다.
폭염과 가뭄 등 극한기후가 빈번해진 탓에 원래 산불이 자주 나는 지중해 지역뿐 아니라 유럽 전체가 산불 위험이 커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산불 연구자 시어도어 키핑은 "올해 유럽 산불 시즌이 빨리 시작했을 뿐 아니라 확산도 몹시 빠르다"며 "지금까지 산불을 걱정할 이유가 없었던 지역에서도 산불이 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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