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원유 ETN '불기둥'…수익률 싹쓸이

입력 2026-07-26 07:46  

사진=연합뉴스
중동 긴장이 다시 불붙으며 국제유가가 뛰자 관련 ETN(상장지수증권)이 이달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리츠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H)' 종가는 지난 24일 기준 5만1,490원으로 지난달 말(3만465원)보다 69%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상장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같은 기간 '신한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 B'가 61.1% 올랐고, '삼성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 ETN'(60.8%), '한투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 ETN B'(60.8%), 'KB S&P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 B'(60.6%) 등도 나란히 상승했다. 이달 수익률 상위 10개 ETN 가운데 7개가 유가 상승에 베팅한 상품으로, 이달 코스피 수익률(-21%)을 크게 웃돌았다.

배경에는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있다. 지난 2월 말 전쟁이 발발했다가 4월 초 휴전에 들어갔고 6월 중순 양해각서(MOU)까지 맺었으나,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선박을 잇달아 공격하고 미국도 공습을 재개하면서 휴전이 사실상 깨졌다. 최근에는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가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를 선언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대규모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중동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이에 23일(현지시간) 9월 인도분 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92.19달러로 지난달 말보다 33% 치솟았고, 브렌트유도 100.69달러로 약 두 달 만에 100달러를 넘어서며 38% 급등했다.

불길은 정유 테마주로 옮겨붙었다. 한국석유가 이달 들어 10% 오른 것을 비롯해 S-Oil(42%), 흥구석유(49%) 등이 40% 넘게 뛰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차질이 계속되면 4분기 브렌트유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고 내년 평균 100달러를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위재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해협이 장기간 봉쇄될 경우 2차 충격의 여파는 3월보다 클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지정학적 리스크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국제유가는 3분기 내 최대 배럴당 160달러까지 상승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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