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6일간 오른 걸 37일 만에 뺐다"…추가 하락 가능성 보니

고영욱 기자

입력 2026-07-31 05:30  



코스피가 지난해 4월 이후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반납한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의구심과 레버리지 상품 규제,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가 남아 있어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평가다.

신영증권은 30일 ‘낙폭이 아닌 상승 반납률로 본 한국 증시’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는 낙폭으로는 유사 사례의 중앙값보다 깊고 상승 반납률도 절반을 넘겨 비교군의 한복판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상승 반납률은 지수가 직전 상승분 가운데 얼마를 되돌렸는지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지수가 100에서 200까지 오른 뒤 150으로 하락했다면 상승분 100 가운데 50을 되돌린 만큼 반납률은 50%가 된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코스피는 2025년 4월 2,487에서 지난달 22일 9,115까지 426일 동안 267% 상승했다. 이후 37일 만에 5,663까지 37.9% 하락했다. 이에 따른 상승 반납률은 52%다.

신영증권이 1949년 이후 23개국 주가지수에서 20% 이상 급락한 383개 사례를 분석한 결과, 직전 상승률과 이후 낙폭 사이의 상관계수는 -0.02로 사실상 연관성이 없었다. 많이 오른 시장이라고 해서 고점 대비 낙폭도 반드시 커지는 것은 아니었다는 의미다.

반면 상승 반납률은 직전 상승폭이 클수록 절반 안팎으로 수렴했다. 직전 상승률이 25% 이하였던 시장의 반납률 중앙값은 255%에 달했지만, 100~200% 상승한 시장은 57%, 200% 이상 상승한 시장은 45%로 낮아졌다. 상승폭이 클수록 국가별 반납률의 편차도 축소됐다.

코스피처럼 200% 이상 오른 뒤 급락한 해외 사례 34건의 최종 반납률 중앙값은 51%였다. 현재 코스피의 52%와 유사한 수준이다. 반면 이들 시장의 고점 대비 낙폭 중앙값은 33%로, 코스피의 37.9%보다 작았다. 현재 코스피 낙폭이 해외 사례보다 크다는 의미다.

코스피는 비교군 가운데 하락 속도도 이례적으로 빨랐다. 전체 사례에서 두 배 이상 상승한 시장은 고점에 오르기까지 평균 398일, 하락하는 데 평균 74일이 걸렸다. 상승 기간이 하락 기간보다 4.4배 길었다. 코스피는 426일간의 상승분을 37일 만에 되돌려 이 배율이 11.5배에 달했다. 비교 대상 가운데 하락 속도가 상위 15%에 해당한다.

신영증권은 상승분의 절반 부근에서 하락이 멈추는 배경으로 펀더멘털과 투자심리의 분리를 꼽았다. 큰 폭의 상승에는 실적 개선에 따른 가치 상승과 과도한 기대가 함께 반영되는데, 급락 과정에서 주로 기대와 거품이 걷히면서 상승분의 절반가량은 남는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투자자들이 50%와 61.8% 등 주요 되돌림 구간을 지지선으로 인식해 매수에 나서는 기술적 요인도 작용한다. 고점 부근에서 매수한 투자자의 투매가 소진되면서 매도 압력이 약해지는 점도 하락을 멈추게 하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다만 상승 반납률이 절반 수준에 도달했다고 해서 반드시 저점을 형성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2021년 홍콩 항셍테크지수는 154% 상승한 뒤 상승분의 113%를 반납했다. 중국의 빅테크 규제와 미·중 갈등, 부동산 부실 등으로 기업의 이익 전망 자체가 훼손됐기 때문이다.

김효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반납률이 절반에서 멈추는 것은 상승의 근거가 훼손되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라며 “AI 투자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과 단일 종목·레버리지 상품 규제, 미국의 금리 인상 경계감 등이 상승 근거 자체를 훼손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상승 반납률과 그동안의 급락 폭, 이미 노출된 악재를 함께 고려하면 현 수준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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