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선 칼럼] “이 사랑은 조건이 없어”

입력 2026-08-05 16:20  

사랑으로 키운 아이들, 희망으로 이어지는 내일 롯데장학재단, 조손가정에 생활비성 장학금·플레저박스 지원 누군가의 따뜻한 사랑이 아이의 미래를 바꾼다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교육은 결국 사랑이다. 주체가 꼭 부모가 아니더라도, 할머니든 할아버지든 이들이 주는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인성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나는 조부모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고 자라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믿는다. 부모의 사랑에는 때로 절제와 가르침이 따르지만,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사랑은 “우리 예쁜 내 새끼”라며 있는 그대로 품어주는 사랑에 가깝다.

사람들의 마음이 각박해지기 쉬운 시대일수록 이처럼 아낌없는 사랑을 받으며 자라는 것은 아이들에게 더없이 큰 행운일 수 있다. 실제로 조부모님의 따뜻한 품 안에서 자란 아이들을 만나보면, 마음이 얍삽하지 않고 순수하며 다른 사람을 품는 그릇도 더 크다는 인상을 받는다. 만 사랑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조부모님들은 자신의 생활을 이어가는 것만으로도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손자녀까지 키우는 일은 결코 가벼운 부담이 아니다.

당장의 생활비도 부족한 상황에서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필요한 비용까지 감당해야 한다. 이런 형편 탓에 조부모님과 지내는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거나, 친구들 앞에서 기가 꺾이지 않을까 걱정된다.

롯데장학재단이 ‘신격호 롯데 조손가정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 재단은 약 5억 원 규모로 전국의 만 24세 이하 손자녀가 포함된 조손가정에 가구당 200만 원의 생활비성 장학금과 플레저박스를 지원했다. 무엇보다 손자녀의 나이 제한을 넓게 뒀다. 만 18세가 넘으면 성인이라고 하지만, 세상에 자리를 잡기까지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조금이나마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200만 원은 크지 않은 돈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당장 생활비가 부족한 가정에는 어려운 시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는 힘이 된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함께하는 행사는 언제나 따뜻함이 넘친다. 도움을 드릴 때마다 손을 붙잡고 여러 번 고맙다는 말씀을 건네시며 마음속 감사함을 감추지 않고 적극적으로 표현하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그분들이 얼마나 따뜻한 마음으로 손자녀를 키우고 있는지를 느낀다. 그런 조부모님 밑에서 자란 아이들 역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주저하거나 눈치 보지 않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리라 생각한다.

끝으로, 생활비 지원과 함께 조손가정 아이들의 학습을 돕는 교육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조부모님의 사랑은 충분하지만, 아무래도 교육에 관한 정보나 관심이 부족할 수 있고 빠르게 변화하는 교육 환경과 진로 정보를 모두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재단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아이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곁에서 힘이 되고 싶다. [글 기고: 장혜선 이사장]
 장혜선 이사장/롯데장학재단

한국경제TV  사업2부  정성식  PD

 ssjeong@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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