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연구진이 뇌 유전자 편집 치료 임상시험 과정에서 6세 아이가 사망했음에도 이를 숨긴 채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에 올랐다.
미국 CNN은 30일(현지시간) 과학저널 사이언스와 연구 윤리 전문매체 리트랙션 워치의 공동 조사를 인용해, 중국 상하이교통대 의과대학 부속병원인 신화병원 연구진이 진행한 유전자 편집 임상시험에 참여한 아이가 치료 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발달장애와 언어장애, 자폐증 등을 보이는 희귀 질환을 앓던 이 아이의 부모는 치료법을 찾던 중 연구진으로부터 세계 최초의 뇌 표적 유전자 편집 치료 임상시험 참여를 제안받았다. 연구진은 DNA 염기 하나를 다른 염기로 교정하는 기술로 뇌를 직접 치료하는 시술을 진행했으나, 아이는 치료 후 일주일 만에 면역 거부 반응을 보이며 숨졌다. 동물실험에서 안전성 우려를 시사하는 결과가 이미 나왔음에도 연구진이 아이를 대상으로 시험을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아이가 숨진 뒤 약 1년이 지난 올해 2월 발생했다. 연구진은 생쥐와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치료 물질을 뇌에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며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는데, 이 논문에는 임상시험에 참여한 아이가 치료 과정에서 숨졌다는 사실이 담기지 않았다. 사이언스는 연구진이 환자 사망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점, 부모에게서 연구비 명목으로 86만달러(약 12억원)를 받은 점, 치료의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점,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적용한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대학 측은 성명을 내고 "사안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특별조사팀을 구성해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연구진은 환자가 사망한 것은 사실이지만 치료와 사망 간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환자 가족의 동의를 거쳐 임상시험을 진행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을 두고 2018년 유전자를 교정한 아기를 탄생시켰다고 발표해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던 중국 과학자 허젠쿠이 사건 이후 중국의 생명윤리와 연구 감독 체계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