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150~6,350"…7월 '-22.19%' 역대급 악몽, 8월 악재 딛고 반등할까

황효원 기자

입력 2026-08-03 06:20   수정 2026-08-03 06:27

"코스피 5,150~6,350"…7월 '-22.19%' 역대급 악몽, 8월 악재 딛고 반등할까

전쟁·금리·잭슨홀·엔비디아 실적은 변수 증권가 "8월 계단식 점진적 반등 전망"
지난달 31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사상 최악의 급락 뒤 역대 최대 폭등이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극심한 변동성 장세에 들어섰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차익실현에 따른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반도체 실적과 외국인 수급, 미국 금리 흐름이 안정될 경우 8월 증시가 저점을 높이는 계단식 반등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한 달 코스피는 22.19% 급락했다. 상반기 101.14% 급등하며 전 세계 상승률 1위를 기록했지만 한 달 만에 속절없이 고꾸라진 것이다. 마지막 거래일인 31일을 제외하고 7월 1~30일의 하락률은 34.01%에 달했다.

한 달 동안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1859개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체 종목(2645개)의 70%에 달하는 수치다. 코스피 시장에서 566개(62%), 코스닥시장에서 1293개(75%) 종목이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급감했다. 7월 한 달 동안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1484조원 줄었다. 시장 안전장치도 반복적으로 작동했다. 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는 7월에만 네 차례 발동됐다. 역대 발동 횟수 15회 중 4분의 1가량이 한 달 안에 몰린 셈이다.

다만 7월 마지막 거래일인 31일 17.91% 급등하며 반등 조짐을 보였다. 사상 최고 상승률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이 컨센서스(시장평균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미국 반도체 업종이 큰 폭으로 반등한 것이다.

증권가는 이번달 증시 상승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중동 전쟁과 잭슨홀 미팅,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 빅테크 실적이 차례로 증시 방향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선 당분간 큰 폭의 등락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조정으로 인한 낮은 밸류에이션에 따른 투자 매력과 기업의 이익 안정성을 기반으로 환경이 개선됐고 단일종목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규제도 지난달 31일부터 시행되면서 변동성 확대 여지가 줄었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악재는 아직까지 실적과 경기 방향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면서 "AI 투자 둔화 우려와 반도체 업황 우려, 유가·물가·금리 부담이 완화되는 것만으로도 코스피는 반등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가는 8월 증시가 7월의 패닉에서 벗어나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V자형 급반등보다는 저점을 확인해가며 상승하는 '계단식 회복'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이번주 한국 주식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각종 경제지표와, AI 관련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주시하며 반등 지속 여부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미국 7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발표되고, 7일에는 7월 고용보고서가 공개된다. 블룸버그 컨센서스는 ISM 제조업지수 54포인트, 비농업 취업자수 9만명 증가, 실업률은 4.3%를 예상하고 있다.

다만 변수도 있다. 미국과 이란 전쟁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74%를 넘어섰다. 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8~29일에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잭슨홀 미팅에서 케빈 워시 의장이 내놓을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8월에는 FOMC가 열리지 않는 만큼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발언을 통해 고용과 물가,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연준의 시각을 확인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상인증권은 "최근 연준의 금리 매파적 동결 이후 첫 실물 지표"라며 "고용 둔화 신호가 확인되면 금리 인상 논쟁이 후퇴할 것"이라고 봤다.
엔비디아의 AI 하드웨어 플랫폼 '베라루빈. 엔비디아
AMD, 팔란티어, 아리스타 네트웍스, 웨스턴디지털, 샌디스크 등 AI 관련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줄지어 예정돼 있다.

한국시간 5일 새벽 나올 AMD 실적은 엔비디아 중심의 AI 반도체 사이클이 여타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로 확산되는지 여부를 판단할 핵심 이벤트로 꼽힌다. 엔비디아가 선보일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베라 루빈'의 전력당 토큰 처리량 개선 여부와 AI 투자 지속성을 주목하고 있다.

6일 새벽으로 예정된 샌디스크, 웨스턴디지털 실적 역시 시장의 관심을 한데 모을 것으로 보인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 레벨은 내년까지 분기별로 계단식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결국 주가는 이익 증가율보다 절대적인 이익 레벨을 반영해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8월 코스피는 5150선을 최악의 마지노선으로 두고, 불확실성을 확인하며 6350선까지 기간 조정을 거친 뒤 계단식으로 저점을 높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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