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과 외국인 수급 유입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반등세를 나타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으로 상반기에만 양사 영업이익이 250조원에 육박하는 상황인 만큼 이제 시장의 시선은 추가 주주환원 정책으로 쏠리고 있다. 대규모 주주환원이 현실화될 경우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인데 투자자들의 배당 기대감은 '얼마나 버느냐'에서 '어떻게 돌려주느냐'로 쏠리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분기 중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여러 주주환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달 특별배당을 포함한 구체적인 주주환원 방안과 차기 3개년 정책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이사회와 경영진이 올해 특별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의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차기 주주환원도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개년에 걸친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환원하고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연간 주주환원 규모가 최대 200조원까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연간 주주환원 규모를 최소 100조원에서 최대 200조원으로 추정하며 기존(연간 9조8,000억원) 대비 10배 이상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 본부장은 "조만간 발표될 신규 주주환원 정책의 경우 연간 주주환원 규모가 기존 대비 10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향후 3년간 총 주주환원 규모는 최소 600~700조원, 현금배당 기준 배당수익률은 7~15%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DS투자증권은 올해 총 132조 추가 환원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치는 391조9000억원이며 영업활동현금흐름(OCF) 추정치는 325조5000억원"이라며 "올해 자본지출(CAPEX) 62조3000억원을 집행한다고 가정할 때 영업현금흐름에서 CAPEX를 차감한 기준의 FCF는 263조2000억원"이라고 추정했다. 3개년(2024~2026년) 누적 FCF의 50%인 161조3,000억원에서 정기배당 총액을 차감한 131조8,000억원을 삼성전자가 추가 환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봤다.
미래에셋증권은 2024~2026년 FCF 50% 주주환원 이행 시 올해 주주환원 수익률이 보통주 6.8~9.5%, 우선주 9.1~12.7%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시작일 뿐으로, 본격적 주주환원의 원년은 내년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는 과거 9년간 3년마다 60조원의 FCF 가정을 기준으로 50%인 연간 약 10조원(분기 배당 주당 약 370원)을 고정 배당해왔지만 2027년부터 3년간 FCF 합계는 보수적으로 봐도 6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만큼 환원율이 동일하다면 이론상 환원재원은 10배"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기존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이 내년까지 예정돼 있었지만 역대급 메모리 호황을 기록한 만큼 추가 환원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일 보통주 1주당 375원의 분기배당을 공시하면서 추가 주주환원 방안은 3분기에 발표하겠다고 했다. 앞서 3분기 중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던 SK하이닉스가 시기를 앞당겨 8월 중 발표할 가능성도 높게 본다. 발표가 늦어질 수록 부담이 커질 수 있기에 구체적인 일정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비슷한 시기에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업계는 SK하이닉스가 2025~2027년 FCF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점을 반영해 추정치를 제시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해 FCF가 180조원, 순현금은 173조원까지 누적될 것으로 추정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 성격의 현금 100조원을 유보하더라도 70조~80조원 규모의 가용 재원이 남는다"며 "이 중 절반을 환원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최대 3.9%까지 예상했다.
대신증권은 주주환원에 100조원까지 투입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초 주주총회에서 SK하이닉스는 올해 재무목표로 순현금 100조원을 제시했는데 목표는 이미 초과 달성했다"면서 "초호황과 전략 투자 결실(키옥시아 지분 매각 대금 대규모 유입), 유상증자(ADR 발행) 등이 주요 배경으로 자사주 매입·소각, 특별배당 등에 100조원까지도 투입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꼽았다.
반도체 사이클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주환원이 가장 확실한 단기 반등 모멘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관심은 역대급 실적을 올린 두 회사의 주주환원 규모가 얼마나 될지 여부다. 주주환원을 통한 주가 부양 효과는 이미 검증됐다.
가장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받고 있는 미국 마이크론은 6월 24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장기 자본환원 원칙을 제시했다. 마크 머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분기에도 잉여현금흐름(FCF)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 미국 반도체지원법 확정 계약 체결 2주년인 오는 12월 9일부터 자본환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장기적으로 '초과현금'의 100%를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방침까지 공식화했다. 마이크론은 2026회계연도에 약 270억달러를 설비 투자하고 2027회계연도에는 투자액을 더 늘릴 계획이다. 구체적인 주주환원 확대 시점(12월9일)과 원칙(초과현금의 100%를 주주에게 환원)을 동시에 공개한 뒤 주가가 올랐다. 초과 현금의 구체적인 계산식이나 연도별 최소 환원액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사업에 필요한 현금을 확보하고 남은 돈은 재무제표에 쌓아두지 않고 결국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원칙을 공개한 점이 신뢰를 얻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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