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 30대 여성, 경찰관과 통화기록 없어…실종자 가족 측 '분통'

안익주 기자

입력 2026-08-20 10:44   수정 2026-08-20 11:21

제주 실종 30대 여성, 경찰관과 통화기록 없어…실종자 가족 측 '분통'

'연락 닿았다'던 경찰…통화·안전 확인 없었다 재신고도 묵살…실종 여성, 3개월째 생활반응 없어

제주에서 3개월째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30대 여성 실종 사건과 관련해 최초 신고를 접수한 경찰관이 실종자의 안전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해당 경찰관이 실종 여성과 통화했다는 기록도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실종된 장미란(37)씨의 통신 기록을 조회한 결과, 지난 5월 최초 실종 신고를 받은 A 경장과 장씨가 통화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 경장이 근무한 경찰서의 자체 조사에서도 두 사람의 통화 기록은 발견되지 않았다.

장씨의 휴대전화는 지난 5월 13일 오전 1시 30분께 집을 나선 뒤 이틀 후인 15일 실종 신고가 접수될 때까지 켜져 있었으며, 17일께부터 꺼진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도 A 경장은 경찰 조사에서 "신고 대상자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보고하고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장씨 본인이 자신의 위치를 남자친구에게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경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하고 실제 장씨와 연락했는지 등 진술의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당시 실종 사건의 종결 처리 과정에도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 중이다.

현행 실종사건 처리 시스템에는 상부의 이중 확인 절차가 없어 담당 경찰관이 자체 판단으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씨는 성인 여성으로 범죄 피해 위험도가 높을 수 있었지만, A 경장은 대면을 통한 안전 확인이나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을 통한 위험도 확인 사항도 입력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 가족 측은 경찰의 미흡한 대응으로 실종 사건이 장기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족 측은 "지난 5월 경찰의 설명을 듣고 장씨가 무사하고 개인적인 일로 혼자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고 여겨 안심하고 있었는데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실종 상태"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달 17일 장씨의 남자친구가 장씨와 계속 연락이 되지 않는 점을 이상하게 여겨 다시 경찰에 신고했지만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 측은 "지난 5월 최초 신고 당시 '장씨가 자신의 위치를 남자친구에게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는 기존 기록 때문에 장씨의 남자친구 신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장씨의 친척 동생이 서울에서 지난달 19일 다시 실종 신고를 하면서 경찰이 재수사에 나섰다. 다만 실종 후 2개월 이상 지나면서 장씨의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이 이미 삭제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장씨의 카드 사용 내역이나 휴대전화 기록, 병원 진료 이력 등 뚜렷한 생활반응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해경 등과 함께 이날부터 26일까지 하루 평균 140여명을 투입해 장씨의 휴대전화 위치추적 결과가 나온 제주 한림항 주변을 집중 수색한다. 헬기와 드론, 체취증거견, 잠수부, 경비정, 연안구조정 등을 동원해 해안과 해상을 포함한 입체적인 수색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한림읍 해안가와 인근 해상, 농로, 장씨의 추정 이동 경로를 비롯해 도내 펜션과 폐가, 보호시설 등도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실종 당시 장씨는 긴 생머리에 키 약 158㎝, 마른 체형으로 금팔찌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애교 섞인 말투가 특징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 장미란씨 가족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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